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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합병에서 삼성물산 저평가 논란 일어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5-27 14: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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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모직과 합병에서 삼성물산 저평가 논란 일어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외신들은 이번 합병결정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합병비율에서 삼성물산이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삼성물산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번 합병결정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7일 이번 합병과 관련한 논평을 내 “두 회사의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가치 상승과 약했던 계열사 지배력을 높여 그룹 전체 지배력을 확보한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경실련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그룹 책임자로 등극한 만큼 경영전반에 대한 책임과 함께 금산분리 개편 단행, 삼성SDS 부당이득 환원과 이건희 회장 차명재산의 사회환원 약속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 부회장에 대해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며 “국민들에게 삼성그룹 리더로서 인정받길 원한다면 금산분리 특혜 해소 차원에서 삼성생명의 과도한 삼성전자 주식은 처분함이 옳고 본인과 총수일가의 부당이득 환원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6일 이번 합병에 대한 논평에서 “사실상 지주회사인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해 삼성 3세 승계작업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합병에서 두 회사의 합병비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제일모직의 최근 주가는 지난해 12월18일 상장 이후 최고가 수준이나 삼성물산의 주가는 최저점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현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대 0.3500885로 설정돼 있어 제일모직은 과대평가됐고 삼성물산은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제일모직과 합병을 결정하면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이익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보유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29조5천억 원 가량에 이르는데 주가를 기준으로 삼다보니 8조6천억 원 수준으로 저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상장계열사 주식가치만 해도 삼성전자 8조681억 원, 삼성SDS 3조5022억 원 등 12조원이 넘는다고 추산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을 많이 보유한 만큼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결정할수록 합병법인에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런 합병비율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불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난해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무산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합병을 시도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깜짝쇼’ 형식의 인수합병 발표가 아니라 승계를 위한 사업재편이 과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효율적인지에 대한 회사의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외신들도 두 회사의 합병 소식을 ‘이재용 체제’의 준비라는 시각에서 보도했다.

AFP는 “이번 합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것이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강화된다”고 진단했다.

로이터도 경영승계를 순조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 부회장이 상속세 문제를 남겨두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합병비율 결정에서 삼성물산이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삼성물산의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앞으로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12일 기준 삼성물산 지분 9.98%(1558만8592주)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제일모직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지분만으로도 두 회사의 합병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합병 계획에 주식매수청구액이 1조5천억 원을 넘어서면 합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보유지분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삼성물산은 9천억 원을 들여 지분을 사줘야 한다.

삼성물산은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으로 보통주 기준 주당 5만7234원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외에 다른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삼성물산 지분은 60%를 넘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계획에 대해 반대의견을 낸 적이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7월17일 열리며 주주들은 이날부터 8월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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