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겸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가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린 코오롱티슈진을 살릴 방안을 찾고 있다.
이 대표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가 상장폐지의 사유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이사. |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6월19일 전에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대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코오롱티슈진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적격성 실질삼사 사유인 ‘중요한 사항의 공시 누락 및 허위 기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 품목허가를 받은 2017년 7월보다 4개월 앞선 2017년 3월 생산업체로부터 인보사에 신장세포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6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때문에 코오롱티슈진은 거래소로부터 상장심사를 받을 때 인보사의 성분변경을 알고도 고의로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게다가 코오롱티슈진이 당장 상장폐지를 피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상장을 유지하는 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에 상장한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기술특례상장이 아닌 외국기업으로 상장했기 때문에 4년 연속 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올해와 2020년까지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우석 대표는 우선 허위자료 제출에 고의성이 없었고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가 코오롱티슈진의 경영활동 지속성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부각해 해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허위자료 제출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다. 하지만 기업의 고의·중과실 여부, 상장심사에 미치는 중요성, 투자판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심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이 대표의 소명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를 피할 가능성은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 인보사 생산업체로부터 인보사에 신장세포 성분이 있다는 문서를 받은 것은 맞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거래소에서 상장심사를 받을 때 허위자료를 제출하려는 고의성은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로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았지만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의 적극적 소명에 상장폐지를 모면한 사례도 있다.
당시 기업심사위원회 위원들은 상장폐지를 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기업의 계속성과 투명성, 투자자 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코스닥상장 당시 전체 매출에서 인보사의 비중이 1%도 안됐고 지금도 5.4%에 불과하다. 화장품과 복합유통사업이 전체 매출의 94.6%에 이르기 때문에 인보사의 국내 판매가 취소됐더라도 경영 계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적자문제는 사업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성이 좋은 코오롱그룹의 사업을 코오롱티슈진에 넘겨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원료의약품사업을 코오롱티슈진에 넘기는 방안, 코오롱제약과 코오롱티슈진을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바이오기업 차바이오텍은 4년 연속 적자가 나며 2018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비상장 계열사인 차메디텍의 생물소재사업과 차케어스의 IT사업을 흡수해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해 상장폐지를 모면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아직 코오롱티슈진의 사업구조 개편을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며 “국내 상황과는 별개로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3상을 재개할 수 있으면 적자문제 등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