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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
‘스타일난다’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이름이 더 알려진 브랜드다.
불과 몇 년전 만 해도 수많은 동대문 의류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지만 지금은 한류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스타일난다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인이 찾는 최다 브랜드 1위에 올랐다. 그 전해까지만 해도 성주그룹 브랜드 ‘MCM’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타일난다는 유니클로나 자라와 같은 글로벌 SPA브랜드나 샤넬 프라다 등 쟁쟁한 해외명품 브랜드도 제쳤다.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출발한 스타일난다를 연매출 1천억 원의 회사로 일궜다.
스타일난다는 지난해 국내 인터넷업계 매출순위 10위를 차지했다. 쿠팡이나 위메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그런데 김 대표가 스타일난다를 키운 비결은 뜻밖에도 간단하다.
◆ 스타일난다, 의류 이어 화장품까지 사업확장
김 대표는 스타일난다의 사업영역을 의류를 넘어 화장품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29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브랜드인 '쓰리컨셉아이즈(3CE)'의 단독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명동 못지 않은 패션의 중심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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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 광고 |
스타일난다는 지난 3월 쓰리컨셉아이즈를 면세점 매출 1위인 롯데면세점 본점에 입점시켰다. 스타일난다는 신라면세점의 제주점과 서울점에 입점했다.
스타일난다는 한류열풍을 타고 중국에서 먼저 유명해졌다.
스타일난다는 그 뒤 2013년 홍콩 대표쇼핑몰 ‘실버코드’에 단독매장을 열었다. 스타일난다는 현재 홍콩에만 매장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화장품 브랜드인 쓰리컨셉아이즈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태국에도 스타일난다의 매장을 열었다. 이에 따라 스타일난다가 진출한 국가도 중국, 홍콩, 싱가폴, 태국 등으로 늘어났다.
김 대표는 요즘 들어 스타일난다의 브랜드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스타일난다의 길거리패션 브랜드인 ‘KKXX’를 알리기 위해 한류스타 김수현이 출연하는 드라마 ‘프로듀사’의 제작지원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의 스타일난다가 승승장구만 했던 것은 아니다.
스타일난다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3억 원과 4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당시 중국 일본 미국 등 다국어 해외사이트를 개설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에 글로벌 SPA브랜드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영업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스타일난다는 그러나 2012년 4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중국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덕분이었다.
스타일난다는 당시 하위 브랜드 ‘KKXX’를 론칭하고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스타일난다는 홍대 앞에 처음으로 플래그쉽 스토어도 냈다.
그 뒤 스타일난다는 고속성장을 계속했다. 스타일난다의 영업이익은 2013년 202억 원, 2014년 276억 원으로 늘어났다.
매출도 2014년 1151억 원을 기록하면서 1천억 원을 돌파했다. 2006년 설립된 뒤 10년도 안 돼 이룬 성과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에 이르고 있다.
◆ 스타일난다의 성공비결
김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에 불과했던 스타일난다를 3년 만에 한류패션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냈다.
김 대표는 ‘섹시하고 발랄한 스타일’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스타일난다에 심었다. 기존 온라인쇼핑몰들이 평범하고 일상적인 옷을 판매했다면 스타일난다는 색상이나 디자인이 눈에 확 띄는 옷만 취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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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난다 모델과 김소희 대표의 저서 '스타일난다(STYLE NANDA)' |
김 대표는 사업초기부터 스타일난다의 대표 슬로건을 ‘나는 노는 물이 달라’로 정했다. 김 대표가 처음 이런 브랜드 전략을 내놓자 “미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이런 콘셉트가 먹히겠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김 대표의 전략은 보기 좋게 맞아 떨어졌다. 여성고객들은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스타일난다의 독특한 의류를 사고 싶어 했다. 한 번쯤 어디를 가든 대중 속에서 나 혼자만 돋보이고 싶어하는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스타일난다는 온라인쇼핑몰 첫 화면을 화보집 느낌이 나도록 꾸며 다른 쇼핑몰과 차별화했다. 고객들은 제품을 사야 한다는 거부감 없이 하나의 패션잡지를 보듯이 사이트를 방문했다. 자연히 단골도 늘어났다.
김 대표는 ‘고객과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김 대표는 스타일난다가 제품이 아니라 감성과 문화를 파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고객을 ‘언냐’라고 부르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이야 흔한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고객 서비스는 드물었다. 스타일난다는 고객의 문의와 불만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25명이 넘는 고객담당자를 배치해 실시간 답변에 나섰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일난다는 기존 온라인쇼핑몰이 애써 갖추고자 했던 전문적이고 공식적인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고객과 소통하려 했다”며 “고객은 스타일난다 사이트에 가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을 지니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는 백화점 입점 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주력했다.
스타일난다는 2012년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입점했다. 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스타일난다의 특이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에 주목했다. 그들은 중국으로 돌아가 스타일난다의 ‘입소문 마케터’가 됐다.
중국인들은 해외명품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해외명품 못지않은 고품질에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운 스타일난다의 강점에 빠져들었다.
◆ 김소희 “스타일난다스럽다” 유행어 만들어
전문가들은 스타일난다의 가장 큰 성공비결로 “현지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꼽는다.
흔히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현지 소비자들에 맞춰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바꿀지 고심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스타일난다만의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모두 동일하게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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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
이 때문에 해외에서 "스타일난다스럽다"라는 유행어도 생겼다. 스타일난다 관계자는 “해외 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그 나라에 맞게 사이트 이미지나 제품구성을 바꾸면 오히려 고객들이 ‘스타일난다스럽지 않다’며 국내와 똑같은 제품구성을 보여 달라고 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비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곧 사장으로부터 "당신은 사무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대표는 그 뒤로 회사를 그만두고 무엇을 잘 할 수 있을 지 고민하다 속옷장사를 하던 어머니를 돕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속옷을 포토샵으로 예쁘게 편집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월 1천만 원까지 매출을 키웠다. 온라인쇼핑몰사업에 눈을 뜬 것이다.
김 대표는 동대문에서 구매한 원피스를 우연히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려봤다. 이 원피스는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단숨에 팔려나갔다. 그는 “처음에 신기하고 얼떨떨했지만 나의 안목이 남에게도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2011년 패션 노하우를 담은 전문서적 ‘스타일난다’를 출간해 직접 브랜드를 알렸다. 이 서적은 패션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중국과 대만에서도 출간됐다.
김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를 훤하게 알만큼 온라인쇼핑몰에 대한 실무경험을 자신한다.
김 대표는 지금도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 김 대표는 평소 “남들과 다른 시각이 사업의 성공비결”이라며 “통계적 자료에 근거해 사업을 운영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한다.
스타일난다가 중국사업을 펼치면서 알리바바의 티몰 같은 곳에 입점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해외사이트를 구축한 사례는 지금도 IT업계에서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스타일난다의 제품 70% 이상을 직접 고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디자인팀과 매주 10여 개가 넘는 자체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