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7개 카드사의 순이익 합계는 453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7%(30억 원) 줄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7개 카드사의 순이익 합계는 453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7%(30억 원) 줄었다. 대형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통해 순이익을 늘리면서 전체 순이익 감소폭을 방어했다.
특히 현대카드가 눈에 띈다.
현대카드는 1분기에 순이익 642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의 261억 원보다 무려 145.9% 급증했다. 지난해 현대카드에서 500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지점과 영업소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을 포함해 모두 400명 정도의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컨설팅 결과를 받았다. 현대카드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현대카드 직원 수는 지난해 초 2444명이었으나 지난해 말 1943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 밖에 영업비용, 판매관리비, 광고선전비, 복리후생비 등도 모두 줄였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비용 절감을 통해 순이익을 소폭이나마 늘렸다.
삼성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2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했다. 자동차 캐시백, 무이자할부 등 고비용·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밖에 지난해부터 꾸준히 디지털 기술을 통한 업무 자동화를 꾀하며 비용을 줄인 점도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78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3억 원(8.8%)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에 희망퇴직 관련 비용이 100억 원가량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이익이 소폭 뒷걸음질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년 사이 순이익이 169억 원(12.1%) 감소했다. 1분기에만 카드 수수료 수익이 312억 원 줄어든 탓이다.
중소형 카드사는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카드는 167억 원(38.7%), 우리카드는 153억 원(38.9%), 하나카드는 73억 원(28.6%) 순이익이 급감했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카드사는 대형 카드사보다 카드 수수료 수익에 더 많이 의존한다.
2분기부터는 카드사 순이익이 더욱 가파르게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발표한 카드 수수료 인하방안이 올해 1월31일부터 적용돼 1분기 실적에는 카드 수수료 인하 여파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현재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차액을 정산해야 하는데 자칫 차액을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
카드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땅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인력이나 지점 축소, 서비스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이 가장 먼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새 카드 출시가 줄어드는 건 물론 기존 카드의 혜택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국내 카드사들이 내놓은 새 카드상품은 단 3종에 그친다. 매년 초 카드사들이 공격적으로 새 카드상품을 선보였던 점과 대조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