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그룹을 이끌었다면 이 부회장은 철저한 실용주의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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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전략보다 경영 스타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고객미팅 중에 절대 전화를 받거나 심지어 전화기를 쳐다봐서도 안 된다는 지침을 삼성그룹 전체에 내렸다.
로이터는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부회장은 고객이 전화통화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조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또 과도한 의전을 없애고 격식에 덜 신경쓰는 모습도 보인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실질적으로 삼성그룹 경영을 맡은 뒤 해외출장의 수행인원을 대폭 줄였으며 개인적 용무를 볼 때 전용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 부회장은 회장이 공항에 도착하면 고위급 임원들이 나와서 맞이하던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 부회장은 그가 회장이 됐을 때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독단적으로 경영하기보다 50% 미만의 지분으로 경영자, 고객, 주주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리더십은 바꿨지만 삼성그룹의 경영전략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로이터는 “이 부회장은 한국언론이 디테일의 경영자라며 이건희 회장과 비교하는 것을 무례한 짓이라고 싫어한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에게 배워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임원들이 매일 6시에 출근할 만큼 경직된 삼성그룹의 전반적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