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와병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올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이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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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6월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호암상 시상식은 삼성그룹 안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행사다. 호암상은 매년 학술, 예술, 사회발전,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준다.
이건희 회장은 1990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따서 직접 호암상을 제정한 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꾸준히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왔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이번 호암상 시상식 참석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빈 자리를 메우며 사실상 총수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에 선임됐다. 두 재단은 대부분 삼성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이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국내 최대 의료시설인 삼성서울병원과 복합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헬스케어사업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두 재단은 삼성생명 등 다양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부회장의 재단 이사장 선임은 삼성그룹 경영승계를 위한 잠재적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호암상은 삼성그룹의 또 다른 재단인 호암재단이 주관한다.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