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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의 이색적 실험, 한화투자증권의 경영실적은?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5-18 18: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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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형의 이색적 실험, 한화투자증권의 경영실적은?  
▲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고객중심 경영’을 앞세워 증권업계에서 보기 드문 제도들을 계속 도입하고 있다.

주 사장은 직원연금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임원들의 자사주 보유도 의무화했다. 주식위탁매매 등을 맡은 리테일부문에서도 파격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 사장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 한화투자증권, 올해도 실험적 시도 선보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직원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직원들의 급여 가운데 일부를 따로 떼서 적립한 돈으로 펀드를 운영해 퇴직 뒤 연금방식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스웨덴의 대형은행 한델스방켄이 채택한 공동펀드 ‘옥토고넨’을 퇴직연금제도에 참고하고 있다. 박재황 한화투자증권 부사장이 지난해 스웨덴을 방문해 운영을 살피기도 했다.

한델스방켄은 직원 개개인이나 부서별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신 은행의 실적에 맞춰 회사 이익 가운데 일부를 직원명의로 적립한다. 이렇게 모인 기금을 자사주에 투자한다. 직원들은 퇴직 뒤 직급과 상관없이 개인마다 약 4억 원을 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한델스방켄과 달리 회사 이익 대신 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따로 떼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이렇게 적립된 돈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에 투자하는 것은 비슷하다. 한화투자증권의 주가가 오를수록 직원들이 받는 퇴직연금도 늘어난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한화투자증권의 직원연금제도를 이례적인 시도로 보고 있다. 증권사의 대표직업인 펀드매니저는 평균 63개월 동안 한 회사에 머무른다. 그만큼 이직이 잦다는 뜻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임원의 주식보유제도를 도입하면서도 파격적 정책을 실행했다. 임원 주식보유제도는 임원들이 각각의 직급에 따라 일정량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퇴임할 때까지 이것을 보유하는 제도다.

주진형 사장은 지난 11일 자사주 4600주를 사들였다. 현재 보유한 자사주는 전체 지분의 0.24%다. 정해근 부사장과 박재황 부사장도 현재 각각 한화투자증권 지분 0.14%와 0.13%를 보유하고 있다.

주진형 사장은 최근 한화투자증권에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편집국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초대 편집국장은 이주명 아시아경제 논설위원이다.

주 사장은 페이스북에서 “비논리적 문장이 횡행하는 리서치 보고서를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 없애겠다”며 “알아듣기 어려운 문장으로 쓴 고객 안내문이나 상품 설명서도 이제 끝”이라고 밝혔다.

◆ 한화투자증권 리테일부문에 커다란 변화

주 사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파격적 제도를 계속 도입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고객중심의 영업방식 개편이 쉽지 않고 직원들에게도 단기적 고통을 주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연봉 산정기준인 직원보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에 따라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개별 금융상품의 보수율이 아니라 상품군별 대표 보수율을 기준으로 직원들의 수익을 인정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개편을 통해 직원들이 급여를 높이기 위해 고수익 상품만 고객에게 추천하던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당장의 이익 대신 고객의 이익보호를 더 중시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환경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실시했던 과당매매 제한정책도 강화했다. 이 정책은 오프라인 주식의 매매회전율이 일정 이상을 넘은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을 ‘과당매매 수익’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얻은 수익은 직원과 지점이 올린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주 사장은 과도한 주식매매를 유도해 수수료수익을 얻으려는 행위를 막기 위해 과당매매 제한정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매회전율 300%였던 과당매매 기준도 이번에 200%로 낮췄다.

한화투자증권은 그동안 증권업계에서 거의 보이지 않던 ‘매도 리포트’도 지난해부터 의무적으로 발간하도록 했다. 개인성과급 제도를 없애고 고위험등급 주식을 발표하는 등 다른 증권사가 하지 않는 시도도 꾸준히 하고 있다.

주 사장은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임원으로 일하면서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그는 2013년 9월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된 뒤에도 약 350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하며 이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뒤 고객중심 경영을 하겠다며 파격적 시도를 연이어 하고 있다.

◆ 주진형의 실험, 효과 있느냐는 지적도 나와

주 사장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는 데 비해 성과가 크지 않다는 회의적 의견도 나온다. 성과제도 변화에 따른 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식위탁매매 등을 담당하는 리테일본부 직원 575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3년 728명에서 153명이 줄었다.

리서치센터의 경우 50여 명의 기존 인력 가운데 약 30명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어시스턴트를 포함한 숫자다.

한화투자증권는 리테일본부의 인력이 줄면서 올해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이익을 상대적으로 적게 얻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 순이익 175억 원을 냈다. 2011년 2분기 이후 역대 최대수익이다. 하지만 리테일본부의 실적은 2014년 4분기보다 6% 증가한 248억 원에 그쳤다. 리테일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이 20% 이상의 실적 증가를 보인 것과 차이가 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 사장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제시한 고객 중심 경영이 의미는 있으나 실적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한화투자증권 내부의 인력유출 문제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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