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가업승계를 새 먹거리로 삼아 시장 선점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자산관리부문에서 쌓아온 브랜드 입지를 바탕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업승계 수요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증권이 가업승계에 특화된 서비스로 초고액 자산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4월 가업승계연구소를 새로 만들고 글로벌 금융회사 UBS에서 가업승계와 자산관리업무를 진행했던 유성원 수석연구원을 소장으로 영입했다. 이외에 세무전문가, 부동산 분석 전문인력 등 20여 명으로 팀을 꾸렸다.
은퇴를 원하는 창업자들이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필요한 후계자 양성, 상속, 증여, 인수합병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세워뒀다.
기존의 법인영업팀, 투자금융(IB)팀이 태스크포스 형태로 협업하면서 삼정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의 도움도 받는다.
삼성증권이 그동안 고액자산가 위주로 자산관리부문에서 쌓아온 브랜드 입지를 바탕으로 가업승계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르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2010년 일찌감치 자산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시작해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 결과 현재 다른 증권사보다 월등히 많은 3천여 명의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의 대표들인 이 초고액자산가들이 가업승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게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좀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가업승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오랜 기간 고액자산가들과 쌓아온 유대감을 바탕으로 가업승계 부문에서 전문적 입지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고 봤다.
가업승계는 준비기간이 긴 데다 상속이나 증여, 세금 등 세무나 회계 관련 업무에서부터 업종 변경, 인수합병, 후계자 양성 등 사업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브랜드 신뢰성과 전문성이 관건으로 꼽힌다.
김용덕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업승계는 이제 세무와 회계 중심이 아니라 후계자 선택과 교육, 승계세대 사이 관계, 이해당사자와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해 장기간에 걸쳐 종합적이고 복합적 절차가 필요한 컨설팅 영역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업승계는 최근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IBK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중소기업 재도약을 위한 가업승계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60대 이상의 창업자가 30.6%로 잠재적 가업승계 대상으로 꼽힌다.
창업세대 경영자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가업승계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은 “가업승계는 결국 가업의 승계나 자산의 상속이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실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단편적 조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