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용산에서 입지를 넓혀감에 따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바라보는 ‘용산 시대’도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사업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용산 일대에 ‘HDC현대산업개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정 회장의 그림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정몽규 HDC그룹 회장.
30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 개발사업'과 부지가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기존 '용산역 아이파크몰'과 함께 상승효과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사업'은 대지면적 1만0955㎡ 일대에 아파트,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 개발은 2022년 준공되면 지상에서는 용산역과 향후 조성될 용산공원을 잇는 관문 역할을, 지하에서는 지하철과 KTX, 지하광장을 연결하는 문화와 교통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몰을 새로운 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용산은 아직 개발할 여력이 많이 남아있는 기회의 땅”이라며 “최근 용산 일대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본사가 있는 아이파크몰을 거점으로 상권을 확장하고 주변 지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정 회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8년 5월 인적분할 이후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을 포함한 여러 복합 개발·운용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가치를 점점 높여 나가는 등 용산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잠재력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
정 회장은 2011년부터 용산시대를 선언하고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서울 강남 삼성동에서 강북 용산으로 옮겼다.
이는 서울 개발의 축이 강남에서 용산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정 회장은 당시 “용산으로 본사 이전은 새로운 30년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3월 한국도시개발로 출범한 이후 1년 만에 건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강남으로 본사를 옮겼는데 34년 만에 용산에서 ‘강남 시대’의 명성을 재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 때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해 사업 방향성이 단순도급일지 부동산 개발사업일지 불확실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용산 개발 등 최근 가시화되는 개발사업들이 많아지면서 우려를 잠재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주택 개발사업 중심의 기업이었지만 최근 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이 확대됐다”며 “파주 희망타운이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솔오크밸리를 인수하게 된다면 물류센터 관련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적으로 쌓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2018년 말 기준 1조3526억 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는 동력으로 꼽힌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복합개발사업으로 확장은 디벨로퍼 프리미엄을 기대하게 한다”며 “용산 등 주요 개발사업이 2020~2021년에 걸쳐 본격화하면 향후 3~5년 뒤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업가치는 크게 증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