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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세계 톱2 가능할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5-05-14 08: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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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세계 톱2 가능할까  
▲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경쟁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를 친환경차 분야에서 글로벌 탑2에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친환경차는 자동차의 미래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회사 5위에 올라 있다. 정 회장이 친환경차에서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탑2의 반열에 세우겠다는 것은 현대기아차를 앞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선두에 자리잡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 회장은 2020년 환경규제에 대비해 친환경차 투자확대와 연비개선을 뼈대로 하는 청사진을 내놓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고민도 깊다. 현대차가 핵심 친환경차로 개발해 온 수소연료전지차는 판매가 부진하다. 또 전기차가 급성장하는 데도 발빠르게 대비를 해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친환경차에 투자하는 막대한 금액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정몽구, 친환경차 의지

정 회장은 현재 7개 차종인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차종을 2020년까지 22개 차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12개 차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6개 차종, 전기차 2개 차종, 수소연료전지차 2개 차종이다. 소형차에서 SUV까지 다양한 친환경차를 생산하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친환경차 톱2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 투자하는 금액이 2020년까지 11조3천억 원이나 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 임원들에게 “2015년은 우리가 야심차게 준비한 친환경차들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중요한 해인만큼 철저한 준비로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잡아야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 인사말에서도 "친환경차 분야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경쟁우위를 지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직접 소개하면서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차는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전기차의 해치백스타일 실루엣을 공개하며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정몽구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

정 회장은 일반차량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온힘을 쏟고 있다.

2020년부터 강화하는 환경규제는 친환경차를 비롯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도 최대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세계 톱2 가능할까  
▲ 쏘나타플러그인하이브리드
현대차는 ‘2020 연비개선 로드맵’을 세워 현대차 모든 차종의 평균연비를 2020년까지 25% 높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차가 추진하는 연비 경쟁력의 핵심은 다운사이징엔진, 차량경량화, 듀얼클러치변속기(DCT)으로 압축된다.

엔진 다운사이징이란 작은 배기량의 고성능 엔진으로 고배기량 엔진을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다운사이징 엔진은 낮은 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만들 수 있어 연비개선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 공기를 압축해서 소모하는 터보방식 엔진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 경량화도 추진하고 있다. 통상 차량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약 3%, 가속성능은 약 8%정도 좋아지고 제동거리는 5% 이상 줄어든다.

현대차는 일반철제 무게의 90% 수준인 초고장력 강판비율을 높이고 고강도 알루미늄 휠, 발포플라스틱 도어내장재 등의 적용범위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초고장력강판과 경량소재 적용을 통해 주요차종을 평균 5% 이상 가볍게 만들어 연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듀얼클러치변속기를 통해서도 연비개선을 꾀하고 있다. 듀얼클러치변속기란 클러치가 2개 있어 교대로 작동하는 수동변속기를 말한다. 변속시 클러치가 항상 엔진과 연결되어 있어 동력손실을 줄일 수 있다.

임기빈 현대차 변속기개발실장은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는 2020년까지 현재보다 25% 연비를 개선하겠다는 현대차의 연비향상 로드맵의 첫발"이라며 "향후 디젤, 가솔린 터보 다운사이징엔진 중심으로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운명의 시간 2020년

유럽을 필두로 각국 정부는 2020년부터 엄격한 자동차 환경규제를 실시한다. 이 환경규제에 대비하지 않으면 자동차회사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체가 현재 유럽에서 차를 팔려면 1km당 130g이하의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한다.

2020년부터 이 요구치가 95g이하로 줄어든다. 연비로 환산하면 가솔린 차량은 리터당 24.39㎞, 디젤 차량은 리터당 27.77㎞에 해당한다. 2025년 요구치가 75g까지 줄어든다.

이 규제기준은 개별자동차마다 일일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브랜드가 파는 모든 차량의 총배출량을 평균내 계산한다.

곧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차를 많이 팔수록 기준치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도 더 팔 수 있는 환경규제 방식이다.

이런 환경규제는 세계적으로 2020년을 기준으로 동시에 시행된다. 일본, 중국, 미국도 유럽과 같은 방식의 환경규제를 시행한다.

2020년까지 1km 주행 때 온실가스 기준을 일본은 100g 이하, 중국은 110g 이하, 미국은 113g 이하로 정했다. 한국도 '2016~2020년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연기 기준안'을 만들어 온실가스배출 허용한도를 1km 주행 때 97g(연비기준 24.3㎞/ℓ)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 정몽구의 수소연료전지차 고민

현대차는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를 소개하면서 주행가능거리가 415km에 이르러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완벽히 극복한 친환경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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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투싼ix는 최고속도 160km/h,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시간) 12.5초의 성능을 보여줘 내연기관차에 부족함이 없었다.

투싼ix는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세계 10대 엔진에도 포함됐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를 2025년까지 1만대 이상 판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는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 친환경차의 자존심이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차는 정부의 적극 지원없이는 자립이 불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 1곳 설치하는데 최소 30억 원이 들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덴마크 등 일부 북유럽과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인프라를 갖춘 곳을 찾기 힘들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는 2013년 출시 후 2년간 200여 대가 팔렸다. 국내판매는 20여 대에 불과하다.

국내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소 확보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대차는 최근 열린 새누리당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정책간담회에서 수소연료전지차 인프라 구축에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의 가격도 여전히 비싸다. 출시 당시 국내 판매가격이 1억5천만 원이었다. 현대차는 최근 투싼ix의 가격을 8500만 원으로 43.3% 인하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제조원가 절감에 전력을 기울어 가격을 더 내리려고 한다.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은 최근 열린 세계 전기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서 “수소연료전지차의 가격을 현재보다 40~50% 줄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2020년 반값 수소연료전지차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2개 차종을 더 출시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세계 톱2 가능할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추석 때 인도공장을 방문해 전략차종을 살펴보고 있다.

◆ 날로 커지는 전기차시장은 어떻게 하나


자동차회사들은 최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에서 앞서 있지만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서 후발주자다.

기아차가 내놓은 전기차 쏘울EV와 레이EV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차시장 점유율에서 0.2% 수준에 그친다. 그 마저도 1대당 2200만 원을 지원하는 제주도 판매량이 절반에 가깝다.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대략 3~4 년 정도 뒤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차는 기아차가 담당하고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양웅철 연구개발총괄 담당 부회장은 당시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이 한계에 이르렀고 인프라 구축 등 과제가 많아 현재의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 어렵다"면서 "전기차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대체 용도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개발에 상대적으로 힘을 쏟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전기차에 꾸준한 투자해 왔다. 아우디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기술 투자금액의 약 80%인 95억 유로(한화로 약 11조 원)를 전기차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9년까지 180억 유로(한화로 약 20조 원)를 미래 전기차 개발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폴크스바겐도 전기차 시장 진입이 늦었지만 이미 11조여 원을 투자해 중국 베이징에 친환경차 연구개발센터를 개설해 급속히 커지는 중국의 전기차 장에 대비하고 있다.

BMW는 순수 전기차 ‘i3’ 개발에만 5조 원 넘게 투자했다. BMW는 이를 통해 362마력의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 ‘i8’을 내놓았다.

현대차가 내놓은 친환경차 투자금액은 2020년까지 11조3천억 원이다. 폴크스바겐의 연간 투자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로서 친환경차 투자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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