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타트업캠퍼스 출신 '엄마 CEO'들이 떴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19-04-24 15: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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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창업에 관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육아를 하는 부모 창업가를 위한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프로그램이다.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출신 '엄마 CEO'들이 떴다
▲ 구글이 24일 서울 대치동 구글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엄마를 위한 캠퍼스' 2기 출신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여성이나 부모를 대상으로 한 다른 창업가 지원·교육 프로그램과 달리 아이를 데리고도 교육을 받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프로그램 진행기간에 업무공간 옆에 18개월 미만 아기가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아기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한다.

24일 서울 대치동에 자리잡은 구글 스타트업캠퍼스에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를 통해 스타트업 창업에 성공한 6명의 CEO가 한 자리에 모였다. 

홈 스타일링 및 리빙 브랜드 ‘스타일앳홈’의 김혜송 대표, 육아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그로잉맘’의 이다랑 대표, 안전한 성분의 천연립스틱 스타트업 ‘율립’의 원혜성 대표, 강연 매니지먼트와 번역회사 ‘코코아그룹’과 아기용품 수입회사 ‘뻬통’을 운영하는 김성 대표, 스타트업과 사회적기업을 위한 디자인회사 ‘아트상회’의 김미애 대표, 육아용품 추천 서비스 ‘베베템’의 양효진 대표가 그들이다.

구글은 올해 하반기 엄마를 위한 캠퍼스 5기 모집을 앞두고 2기 멤버인 이들에게서 졸업 뒤 어떻게 사업을 키워나갔는지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미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부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까지 많은 참석자들이 자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입장줄이 길게 늘어져 행사 시작이 5분 정도 지연되기도 했다.

조윤민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프로그램 총괄은 “2015년 구글 스타트업캠퍼스를 열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엄마를 위한 캠퍼스’였다”며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그 뒤 4년 동안 기수마다 20~30명, 모두 94명의 부모 창업가와 함께했다”고 말했다.

한상협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총괄도 환영인사를 통해 “엄청난 용기와 미친 실행력을 보여준 부모 창업가들에게 큰 감동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송 스타일앳홈 대표는 아이가 8개월일 때 엄마를 위한 캠퍼스에 지원했다. 아이 돌보미 서비스가 있어 아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용기를 냈다.

김 대표는 막연하게 ‘리빙브랜드’를 창업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를 위한 캠퍼스 교육을 통해 ‘스타일링’을 강화한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야겠다는 구체적 사업모델을 기획했다.

김 대표는 카테고리별로 제품 수를 늘리지 않고 스타일앳홈만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스타일앳홈을 차별화하고 있다. 선택지가 너무 많은 것이 오히려 고객들에게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부모 교육콘텐츠를 올리며 소통하던 데서 나아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육아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를 세웠다.

이 대표는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소통할수록 글이나 영상으로는 부모들이 지닌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이 대표는 엄마를 위한 캠퍼스를 졸업할 즈음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원래 직업이 상담사였기 때문에 처음 엄마를 위한 캠퍼스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는 회사 운영과 관련된 용어들도 어색해 너무 당황했다”며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자와 소통,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것 등 사업에 필요한 부분들에 도움을 받았고 프로그램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출신 '엄마 CEO'들이 떴다
▲ 구글이 24일 서울 대치동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엄마를 위한 캠퍼스' 출신 스타트업 최고경영자들과 패널토크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행사장 한 쪽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원혜성 율립 대표는 아이가 7개월일 때 ‘노령층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쉽게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사업 아이템으로 엄마를 위한 캠퍼스에 지원했다. 

원 대표는 교육을 받는 동안 피보팅(사업 아이템을 바꿔 시장성을 검증하는 단계)을 통해 ’노인 알바천국‘ 등을 시험해보다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어릴 때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던 원 대표는 립스틱을 바른 입술로 내 아이와 마음껏 뽀뽀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천연 립스틱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엔 구체적 창업계획을 세웠다.

원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온라인플랫폼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의 성공사례로 불린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두 차례 펀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고 주문생산 방식의 커머스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앵콜까지 모두 6차의 주문생산 판매를 진행했다. 율립은 2018년 아마존 사이트에도 입점했다.

김성 코코아그룹, 뻬통 대표는 강연매니지먼트·번역회사 코코아그룹을 1인사업으로 이끌어오던 가운데 엄마를 위한 캠퍼스에 참여해 네트워킹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프로그램의 다른 참가자들과 스터디를 하던 가운데 4년 동안 고민만 하던 육아용품 사업도 시작하게 됐다.

김미애 아트상회 대표는 남편의 실직으로 일자리가 필요하던 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회사를 다닐 자신이 없어 창업을 생각하고 엄마를 위한 캠퍼스에 지원했다. 

김 대표는 교육을 받으면서 같이 교육을 받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여러 홍보물 등을 적절한 가격에 소량 제작해주는 디자인회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김 대표는 “그럼 내가 그런 회사를 차려보자”고 마음먹고 2017년 아트상회를 세운 뒤 지금은 100여 곳 정도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양효진 베베템 대표는 6개월 아이를 데리고 엄마를 위한 캠퍼스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육아용품을 리뷰 데이터를 제공하는 베베템은 최근 필요한 일정을 전달받는 구독 서비스 플랫폼 ‘린더’를 운영하는 ‘히든트랙’에 인수됐다.

양 대표는 데이터사업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기업 사이 거래)뿐 아니라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로 넓혀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 스타트업캠퍼스의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육아 때문에 스타트업 창업을 망설이던 부모들을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2015년 이스라엘 캠퍼스 텔아비브에서 시작돼 지금은 세계 대부분의 구글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5년 7월 1기를 시작으로 4년 동안 모두 94명의 부모 창업가를 배출했다.

엄마를 위한 캠퍼스에서는 시장 조사, 사업모델 기획, 마케팅과 브랜딩, 팀 빌딩, 펀딩과 기업소개(IR) 워크숍 등 다양한 세션으로 구성된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고 프로그램 졸업생 출신 CEO, 각 분야별 전문가, 투자자 등 다양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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