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가 한동안 경영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이미 저조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최악의 실적을 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글로벌 타이어시장이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업체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타이어 3사, 1분기에 나란히 부진한 실적 거둬
1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몇 년 사이 가장 저조한 1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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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말 광주에 있는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노조를 상대로 경영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경영설명회에서 회사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타이어업계의 상황이 어려운 만큼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나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노조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1분기 실적은 업계 1위 한국타이어와 격차가 확대되고 3위 넥센타이어와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에서 금호타이어의 1분기 매출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1분기보다 22%가량 감소한 20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3%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보다 1.9%포인트 감소한 13.7%를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한 4439억 원을,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4.7% 줄어든 513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55%로 지난해 1분기의 11.87%에서 소폭 하락했다.
◆ 부진, 언제까지 이어질까
업계 관계자들은 타이어 3사의 실적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 3사가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낸 원인인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익감소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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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올해 글로벌 타이어시장은 3%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유럽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국내 타이어업체의 경영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다.
국내 타이어 3사가 유럽 타이어업체들에게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리고 중국 타이어업체들에게 가격에서 밀리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국내 타이어업계의 전망을 ‘중국 엎친 데 유럽 겹친 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매출이 2013년보다 5.5%나 줄었다. 유럽과 중국 타이어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한국타이어의 판매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판매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한국타이어의 올해 평균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14%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유럽시장의 상황도 좋지 않다. 유럽경기가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했다.
한국타이어 매출의 30%, 금호타이어 매출의 15%, 넥센타이어 매출의 20%가량이 유럽시장에서 나온다.
중국에서도 내수경쟁이 더 치열해지며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타이어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점도 국내 타이어업체의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