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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30일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서 대형 드론(1m)를 이용한 햄버거 배송 서비스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윤동주 시인은 이렇게 썼다. 앞으로는 ‘하늘을 우러러 드론이 한 대도 없기를’ 바라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먼 남의 나라 얘기쯤으로 알고 있던 무인 소형항공기 드론이 우리의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가 하면 마케팅에도 활용되는 사례가 늘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드론 동호회 결성이 늘어나고 드론 관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강좌들에도 수강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에 무인기 헬리캠이 떴다. 시구자로 나선 초등학생 5학년 이병희 어린이의 시구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롯데구단 측이 도입한 장비였다.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시구장면은 이군이 살고 있는 마을로 전송됐다.
지난 4월말 주말에는 서울 강남역과 이화여대 상공에도 드론이 등장했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눈꽃빙수 8종 출시를 기념해 드론을 띄운 것이다.
카페베네가 국내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진행한 이색마케팅이 촬영된 영상은 여러 SNS서비스를 통해 공유되는 등 화제를 낳았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드론의 출현이 낯설지만은 않다. 지난 2일 방송된 ‘MBC무한도전-무인도 특집’에서 무인 헬기 드론이 나타났다. 멤버들이 무인도에서 먹을 것을 주문했고 김태호 PD가 드론을 이용해 홍시를 배달해주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드론은 미래 IT산업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군사용 무기나 항공촬영, 배송용 등 일상생활과 다소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다.
최근 드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커지면서 취미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진화하며 생활 속 아이템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 드론을 이용한 햄버거 배송시연 행사를 열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에 등장한 드론은 약 1미터 크기의 대형으로 100명 고객에게 햄버거를 배송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연말부터 드론 배송서비스를 도입해 수선상품 배송, VIP 고객 무료 음료 배송서비스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11번가는 지난달 말부터 오늘 30일까지 ‘드론 전격출격 기획전’을 열고 있다.
가격대나 용도 등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드론파이터, 패롯, SYMA 등 인기 드론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행사다.
패롯 롤링 스파이더는 비행은 물론이고 벽을 오르거나 천장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초소형 드론이다. 가격은 12만2천원이다.
DJI인스파이어1은 초보자도 고화질 공중촬영을 할 수 있는 드론으로 가격은 384만7500원으로 다소 비싸다. 반면 입문용인 SYMA X5C 쿼드콥터 드론은 7만9천원이다.
11번가에 따르면 드론 매출은 올해 1월부터 4월28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0%가 늘었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 매출이 740%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드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관련 동호회와 강좌가 늘고 있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드론 동호회는 현재 1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카이웍스가 운영하는 드론스쿨은 기초강좌부터 이론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는데 일반인 수강생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드론 사용 인구가 늘면서 사고 위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송도 국제도시 상공에서 촬영용 헬리캠이 G타워에 부딪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드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올해 초에도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외국인이 조종하던 드론이 부딪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드론동호회의 한 회원은 “기체의 결함이나 조종실수 등 사고 가능성도 적지 않은 현실”이라며 “일부 모델은 무게가 11kg이나 되고 시속 80km까지 가능해 충돌할 경우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현행 항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드론의 무게가 12kg이 넘고 고도 150m 이상 띄울 경우 항공청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12㎏ 이하 취미·레저용 드론 장치는 신고의무가 없다.
취미용부터 상업용에 이르기까지 드론의 용도나 크기, 형태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어 안전을 위한 규제 법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인기의 민·군 공동활용과 제도적 발전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무인기는 군사적 목적 외에 상업용, 농업용, 레저용 등으로 활용영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항공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무인기의 협력적 개발을 위한 기술 표준을 세우는 과제, 항공법 등의 관련법을 정비하는 과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