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롯데그룹의 요구사항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까?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따라 롯데카드를 어쩔 수 없이 시장에 내놓은 만큼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인수가격과 더불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
17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9일 롯데카드 본입찰에서 한화생명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기 위해 고용유지, 롯데카드 인수 뒤 사업협력 등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할 때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롯데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인수자를 찾겠다고 밝힌 데 따른 맞춤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롯데카드 인수 과정에서 경쟁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등보다 고용보장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내밀 수 있다.
한화그룹 안에 카드사가 없기 때문에 롯데카드 직원들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이 한화생명,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등을 인수한 뒤에 구조조정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용보장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롯데카드 임직원 수는 1715명으로 하나카드 765명, 우리카드 642명보다 많다. 인수 뒤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을 때부터 롯데카드 직원들의 고용보장 측면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도 “롯데카드 대표이사로서 약속한다”며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롯데카드 인수 뒤 사업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강조할 수도 있다.
한화그룹은 갤러리아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를 통해 롯데그룹과 협업이 가능하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남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 지분 매각 뒤 사업 시너지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보다 30%가량을 남겨 유통분야와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인수자를 선정할 때 시너지 부분도 중요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김동원 상무 등이 롯데카드 인수 과정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열린 베트남 10주년 기념행사에도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만 참석하고 여 사장과 김 상무는 참석하지 않았다.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며 “태스크포스팀에는 한화생명 직원뿐 아니라 한화그룹 내 인수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