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수정 자구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금호산업은 계열사 리스크도 해소하고 대규모 현금도 확보하게 된다.
▲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
16일 금호산업 주가는 전날보다 6.62% 오른 1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흘러나오던 11일부터 상승세를 타다가 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전날보다 30% 올랐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들고 있어 향후 지분가치만큼의 현금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헐값에 팔려 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호산업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법인세를 제외하고) 최대 75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최대한 현금을 많이 확보한 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일으킬 기반을 다지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2018년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402억 원으로 아시아나 매각에 따른 예상 유입금액 7500억 원은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금호산업은 2019년 공항공사 등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기조에 큰 수혜를 보는 기업으로 꼽혀 왔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으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면 공항공사 등 건설사업에서 단순도급형이 아닌 자체 개발사업에 투자해 더 큰 수익을 낼 가능성도 떠오른다.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원 우려 등 계열사 재무구조 부실과 관련한 리스크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은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한정으로 함께 한정 의견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3월26일 이뤄진 재감사에서는 금호산업의 2018년 연결기준 순이익이 319억 원에서 4억7천만 원가량 적자를 본 것으로 정정되기도 했다.
금호산업이 2018년 별도기준으로는 순이익 670억 원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기업가치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어온 셈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자금이 유입되면 투자 활성화 등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 규모가 11조9천억 원에서 4조8천억 원까지 줄어드는 등 기업 규모가 작아지는 측면도 있어 유불리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긴급이사회에서 구주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추진하는 내용의 수정 자구계획안을 의결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