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회사들이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제품의 환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6개 홈쇼핑업체들은 한국소비자원 권고에 따라 소비자피해 보상안을 내놓기로 했으나 업체간 입장이 엇갈려 공동대책 마련에 실패했다.
 
업체마다 피해액이 달라 환불 등 대책도 제각각 마련하고 있다.

홈쇼핑 6개사는 8일 백수오제품 환불과 관련한 공동성명서 발표를 연기했다.

이들은 한국소비자원과 지난 6일부터 협의를 진행했으나 업체마다 의견이 달라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으나 금전적 손실을 우려한 일부 업체들이 환불 등의 공동규정안에 소극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홈쇼핑회사 관계자는 “기존제품에 대해 문제가 확인되지 않은 채 피해자 보상부터 할 경우 나중에 제조사에 구상권을 청구해도 받아낼 길이 없다”며 “판매자인 홈쇼핑회사만 손해를 볼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내츄럴엔도텍이 제조한 백수오제품은 지난해 홈쇼핑을 통해서 900억 원이 넘게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홈쇼핑회사들은 환불금액이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업체별 판매량도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3년간 백수오제품 판매액은 3천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홈앤쇼핑이 1천억 원대로 가장 많고 롯데홈쇼핑이 500억 원대로 그뒤를 잇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TV홈쇼핑협회는 “정부당국이 이엽우피소에 대한 혼입 결과를 명확하게 발표해야 한다”며 “그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불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쇼핑 6회사들은 지난 22일 한국소비자원 발표 이후 백수오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한 상태로 구입일로부터 30일 이내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일 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어 “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이전에 유통된 제품에 대해서도 환불방안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GS홈쇼핑은 구매시기에 상관없이 보관하고 있는 백수오제품을 현금 보상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소비자가 고객센터에 연락해 백수오제품 구매시기와 보관수량을 상담원에게 알려주면 지정계좌로 잔여제품의 가격만큼 돌려주는 방식이다.

제품을 모두 복용했거나 남은 물량을 보관하고 있지 않은 경우 보상받을 수 없다. 그러나 GS홈쇼핑은 앞으로 조사에서 이엽우피소의 혼입과 유해성이 드러날 경우 별도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판매자로서 책임과 고객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임시조치"라며 "이번 사태를 판매제품과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도 이날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제품 구매고객에게 구매시점과 무관하게 남은 제품에 대해 모두 환불처리하겠다고 밝혔다.

CJ오쇼핑도 조사가 마무리된 뒤 추가 피해보상이필요할 경우 즉각 조치를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CJ오쇼핑은 "이엽우피소가 혼입됐거나 혼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소비자원이 발표한 원료 이외에 혼입이 밝혀지지 않은 원료로 만든 제품도 전부 반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도 이날  "백수오제품을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제품보관과 상관없이 보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모두 복용했거나 보관하고 있지 않은 고객도 식약처 조사와 검찰수사 결과에 상관없이 모두 환불하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백수오제품의 유통채널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법적 기준, 제조사의 책임, 정부의 판단을 기다린 뒤 조치를 취하기에 고객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2013년 2월 이후 최근까지 TV·온라인·카탈로그 등을 통해 약 500억 원(약 27만건) 이상의 백수오제품을 판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