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이종언 감독의 영화 ‘생일’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마블 신작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개봉을 앞둔 비수기 극장가에서 배우 김윤석씨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첫 영화 ‘미성년’과 박누리 감독의 ‘돈’도 흥행하면서 신인감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입장권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생일이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보였다.
생일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배급을 맡았다. 4월3일 개봉해 지금까지 53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누적 매출 44억 원을 냈다.
이종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설경구씨, 전도연씨 등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종언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이창동 감독 연출부 출신이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스크립터를 거쳤고 ‘여행자’ ‘시’의 연출부를 지냈다.
배우 전도연씨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생일을 찍기 전에는 이종언 감독님이 나를 ‘언니’라 불렀고 나도 감독님을 ‘종언아’ 하고 불렀다”며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선 깍듯하게 감독님이라 불렀다. 감독님과 글을 존중해 이 작품을 선택한 거니까 예의를 갖추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일은 2014년 4월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종언 감독 외에도 감독으로서는 신인인 김윤석 감독의 영화 ‘미성년’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미성년은 4월11일 개봉했다. 개봉한지 2일 만에 2만7천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미성년은 배우 김윤석씨가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이다. 염정아씨, 김소진씨, 김혜준씨, 박세진씨, 김윤석씨 등이 주연을 맡았다.
평화롭던 두 집안에 사건이 휘몰아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김윤석씨는 그동안 '타짜' '추격자' '황해' 등을 통해 좋은 배우로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데뷔작을 통해 감독으로도 호평을 받게 됐다.
김윤석 감독은 그동안 시나리오 분석을 많이 해오고 연극 연출 경험이 많아 ‘현장의 감독’이라 불려왔다. 주변 사람들은 이번 영화가 ‘김윤석 감독 자신을 똑 닮은 영화’라고 평가한다.
이 밖에 영화 ‘돈’도 신인인 박누리 감독의 연출작인데 누적 관객 320만 명을 넘어섰다.
박누리 감독도 영화 ‘베를린’에서 조감독을 거쳐 이번 영화의 감독을 맡으면서 첫 번째 장편영화 연출을 맡게 됐다.
돈은 쇼박스가 배급하는 영화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주식 브로커와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류준열씨, 유지태씨, 조우진씨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모두 80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으며 손익분기점은 200만 명으로 벌써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어섰다.
박누리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영화를 따라가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주식거래나 작전을 수행할 때 짓는 표정이나 눈짓, 마우스를 클릭할 때의 망설임 같은 작은 신체적 반응을 통해 관객이 그 장면의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 밖에 월트디즈니코리아가 배급하는 마블스튜디오의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은 4월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