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트라하’로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시장에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아성을 깰 수 있을까?
현재 모바일게임 매출 기준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 레볼루션’이 1, 2, 4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넥슨은 트라하에서 수동조작 이용자에게 보상을 더 많이 주고 신규 지식재산권을 모바일게임으로 바로 내놓는 등 기존 게임들과 다른 운영전략을 쓰고 있다.
8일 넥슨은 인터넷방송인 ‘대도서관’과 에이핑크 윤보미씨를 섭외해 트라하 시연방송을 진행하는 등 18일 출시를 앞두고 홍보활동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새로운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의 등장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라하를 사전예약한 이용자는 400만 명에 근접했으며 기존 서버 40개 가운데 38개가 마감돼 넥슨은 이날 서버 10개를 증설했다.
다만 넥슨이 트라하를 통해 새롭게 시도하는 점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기존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들은 자동조작 기능을 강화하는 반면 트라하는 수동조작을 앞세운다.
트라하는 낚시와 원예활동 등 생활콘텐츠를 포함하는데 수동조작을 이용하면 자동조작 때보다 빠르게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
게임 내 적과 전투를 할 때도 수동으로 조작하면 경험치를 더 많이 주며 일부 구간은 이용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게 제작하기도 했다.
기존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들과 정반대의 운영방침을 정한 것이다.
2년 가까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비롯한 대부분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들은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는 자동조작 기능을 탑재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기능과 음성조작 기능까지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엔씨소프트 등은 자동조작 기능 등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게임 체류시간을 늘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M에서 매출 1조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트라하가 신규 지식재산권으로 모바일게임을 개발한 점도 눈에 띄게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리니지M부터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매출 상위권을 달리는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모두 PC온라인게임으로 지식재산권을 강화한 뒤 모바일판을 내놨다.
이 게임들은 PC온라인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개발된 덕분에 기존 이용자들의 향수를 일으키고 PC의 물리적 한계에서 벗어나 모바일환경에서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트라하는 PC온라인으로 먼저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출발선이 불리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은 PC온라인게임 지식재산권이 없으면 크게 흥행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넥슨은 각종 ‘M’ 게임들이 진부해지고 있어 새 지식재산권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다.
넥슨 관계자는 “처음부터 모바일게임으로 제작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참신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지식재산권의 낮은 인지도는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를 기용하는 등 대대적 마케팅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트라하의 ‘인피니티 클래스’도 새로운 시도로 여겨진다. 인피니티 클래스는 한 캐릭터로 게임 내 모든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게임방식을 말한다
기존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들은 한 캐릭터당 한 ‘클래스’만 선택할 수 있었다.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클래스가 출시되면 이용자들은 새 캐릭터를 육성하며 이는 게임회사들에 새로운 매출원으로 작용한다.
넥슨 관계자는 “인피니티 클래스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을 즐기는 방식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