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플랜텍과 포스하이알 등 부실계열사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은 포스하이알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자금지원도 중단할 뜻을 내비쳤다.
|
|
|
▲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 회장은 지난해 30건의 계열사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나 지난해에 마무리 된 것은 11건으로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포스코플랜텍은 1일 은행의 대출금 연장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대출 원리금 444억6838만 원을 연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곧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은 만기를 연장하려고 했는데, 금융기관이 제시한 만기연장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 일시 미상환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가동할수록 비용만 발생하는 포스코플랜텍의 울산공장도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은 울산 1~3공장 가운데 2공장부터 우선적으로 가동을 중단한다. 포스코플랜텍 울산공장은 주로 화공·해양 플랜트에 들어가는 기자재와 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이 지난해 조선·해양 부문의 수주를 중단한 이후 울산2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적자를 축소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울산공장은 포스코플랜텍 경영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포스코플랜텍은 조선·해양플랜트 업황악화로 발주가 줄어 지난해 18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울산공장이 폐쇄되면 포스코가 지난 5년 동안 성진지오텍 인수(1600억 원)와 두 차례 유상증자(3617억 원)에 투입된 5200억 원이 사라지게 된다.
포스코가 울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은 수익성이 있는 포항공장만 유지하는 분리회생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 회장도 올해 초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플랜텍은 핵심기능만 남기고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손해를 최소화 할 것”이라며 “재작년과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울산 해양부문의 구조조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또 다른 부실계열사 포스하이알도 지난달 30일 광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포스하이알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법정대리인을 선임해 회생절차를 밟든지 아니면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포스코는 추가자금지원에 난색을 표시해 사실상 청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올해 들어 부실계열사들의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은 해외 부실계열사들까지 구조조정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
노민용 포스코 재무실장 상무는 지난달 21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내 포레카, 뉴알텍 등 비핵심 자산을 정리할 것”이라며 “사업구조조정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사업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미국 강관생산 합작사 USP(United Spiral Pipes)의 지분 35%를 러시아 철강업체 에브라즈에 매각했다. 광고대행업체인 포레카와 알루미늄 소재 업체 뉴알텍은 현재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