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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어떻게 회복하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5-05-04 15: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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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어떻게 회복하나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판매량뿐 아니라 수익성도 잡아야 한다.

현대차는 한때 글로벌 자동차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기아차를 더한 영업이익률도 세계 5위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글로벌 환율전쟁의 여파로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한 점도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현대기아차가 수익성을 높이려면 현지공장을 확대해 환율 리스크에 대응할 토대를 쌓고 품질을 높여 정몽구 회장이 강조하는 제값받기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 갈수록 떨어지는 영업이익률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에 나란히 부진한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1분기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8.1%나 급감했다.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보다 1.4%포인트 떨어진 7%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8.5%를 기록해 일본 토요타의 9.5%보다 낮았다. 이로써 현대차는 영업이익률에서 토요타에 7년 만에 역전당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07년 토요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토요타 대량리콜 사태 등에 따른 반사효과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토요타보다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엔저 여파로 토요타에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기아차의 경우 더 심각하다. 1분기 기아차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0.5%나 급감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2008년 1.9%를 기록한 이후 2009년 6.2%, 2010년 7.2%, 2011년 8.2%까지 해마다 큰 폭으로 높아졌다. 그러다 2012년 7.5%로 내려가더니 다음해부터 2013년 6.7%, 2014년 5.5%로 하향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 환율문제와 인센티브 증가로 예고된 수익성 하락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 하락은 이미 예고됐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이 요동치는 데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공세를 펼치면서 환율문제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환율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현지공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할 경우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수익성도 악화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지면 환율에 따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 63%, 기아차 44%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8개 국가에서 1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7개 국가에서 공장 11개를, 기아차는 3개 국가에서 5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악화한 이유로 인센티브 지급의 확대도 꼽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제값받기 정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 했지만 아직까지 제값받기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인센티브 부담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어떻게 회복하나  
▲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 유럽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담당 사장과 함께 개발중인 신차와 콘셉트카를 점검하고 있다.<뉴시스>

◆ 현지공장 증설에 속도 내는 현대기아차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을 부지런히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터키공장에서 2만여 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3월보다 2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기준 터키공장 생산대수도 20만3천여 대에 이른다. 2013년 10만2천여 대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기아차도 지난달 중국에서 5만8천여 대를 생산하며 중국 현지생산 비중을 높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공장 생산대수는 64만4천여 대로 2013년 55만1006대보다 17% 증가했다. 

현대차도 올해 중국에서 현대차 4공장과 5공장을 잇따라 착공한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허베이 창처우 공장을 착공한 데이어 3분기 30만 대 규모의 충칭5공장을 착공한다.

현대차는 또 미국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에 제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수요가 올해 1680만대에서 2017년 17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현재 미국에 가동중인 생산시설로 이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현재 3교대로 가동해도 생산능력이 연 36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제2공장 증설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경쟁업체들이 현지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현대차의 미국 제2공장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은 비용절감과 함께 시장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초 ‘렉서스 ES’ 모델을 미국 켄터키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 신규투자를 결정했다. BMW도 스파턴버그공장을 증설해 지난해부터 대형 SUV ‘X7’을 생산중이다. 볼보도 미국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에도 현지공장 바람이 거세다. 폴크스바겐은 멕시코공장 증설에 10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기아차도 멕시코에 연산 30만 대 공장을 건립중이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은 9개 국가 17개 공장으로 늘어난다. 해외공장 생산능력은 현재 449만 대에서 479만 대로 커진다.

◆ 브랜드 이미지 끌어올려 인센티브 줄여야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떨어진 원인으로 인센티브 확대도 지목된다.

미국의 자동차시장은 공장출고가격에 각 지역의 딜러마다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차값을 낮춰 판매한다. 인센티브는 현대차 본사와 딜러가 지급하는 것을 더한 값으로 책정된다.

정몽구 회장은 2010년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과도한 가격할인을 하지 않겠다”며 미국시장에서 제값받기를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저가차량이라는 이미지를 벗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1분기 판매 인센티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나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재고판매를 위해 인센티브를 큰 폭으로 늘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인센티브가 앞으로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하반기 미국시장에 출시하기로 했고 기아차도 올해 초 쏘렌토를 출시하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확대해 구형 모델의 재고를 소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인센티브를 확대해 자동차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독이 든 성배’와 같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센티브가 계속 확대될 경우 앞으로 현대기아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득보다 실이 크다고 지적한다. 수익성 악화와 경쟁심화를 낳아 정몽구 회장이 추진하는 현대기아차의 제값받기 정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전문가들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제값받기 정책을 유지하려면 현대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품질을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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