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오른쪽)이 2018년 8월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교통위원회 소속 'BMW 화재' 긴급간담회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연합뉴스> |
같은 고장을 계속 일으키는 신차를 교환·환불해주도록 규정한 자동차관리법을 두고 실효성을 높이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미국 제도를 본따서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이라 불리는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된지 100일을 맞았으나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정 보완이 필요하다.
자동차관리법은 소비자에게 인도된 지 1년 이내이고 주행거리가 2만 킬로미터를 넘지 않은 새 차에서 고장이 반복되면 자동차제작사가 이를 교환 또는 환불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차량이 소유자에게 인도된지 6개월 이내에 결함이 발견되면 이를 애초부터 있었던 하자로 보아 소비자의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런 자동차관리법 항목 가운데 교환·환불기한과 소비자 하자 증명책임 완화기한이 모두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은 “한국소비자원이나 한국자동차리콜센터에 하자가 있다고 접수된 차량을 보면 대부분 1년~2년 된 차량에서 결함이 발생한다”며 1년이라는 교환·환불기한의 실효성이 낮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6개월 미만의 기간 안에 하자가 발생하는 차량은 극히 적다”며 “6개월 안에 하자를 입증하려면 일반 소비자가 결국 증명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교환·환불기한이 짧다는 문제는 자동차관리법에 별도 규정된 무상수리와 리콜제도의 기한이 2년과 3년으로 돼 있어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증명책임 완화 기한의 연장 문제를 놓고 이 관계자는 "기업과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법학계에서는 제도 보완에 앞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부터 해야 한다고 본다.
류병운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 전에는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이라는 다소 불확정적 개념으로 다루어 오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그래서 자동차관리법이라는 특별법을 통해서 소비자 보호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자동차관리법의 규정들은 미국법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비자의 하자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조항은 미국법에도 없는 매우 강력한 소비자 보호규정”이라며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정부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소비자들이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