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소식은 ‘만우절 가짜뉴스’로 밝혀졌지만 가상화폐 시세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세가 하루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자 그동안 대기했던 호재의 영향으로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장기적 상승으로 연결될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오후 5시15분 기준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BTC(비트코인 단위)당 24시간 전보다 5.21% 오른 556만9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는 전날 20% 가까이 급등해 550만 원대에 올라선 뒤 하루 넘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한 뒤로 비트코인 시세가 550만 원대를 회복한 것은 5개월여 만이다.
가상화폐 시세가 급등한 가격을 유지할 조짐을 보이자 가상화폐 시세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재무설계 자문회사 드비어그룹의 최고경영자인 나이젤 그린은 이날 미국 CNN을 통해 “비트코인 시세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반등으로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시장에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쪽에서는 제도권금융이 꾸준히 가상화폐시장에 문을 두드리며 호재를 쌓아온 점을 반등의 근거로 꼽는다.
미국 나스닥은 2월25일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지수를 ‘글로벌지수데이터’에 포함했다.
일본 라쿠텐도 가상화폐 거래소 ‘라쿠텐월드’를 내놓겠다고 밝혔고 JP모건도 달러화와 1:1로 교환이 가능한 가상화폐 ‘JPM코인’을 발행하기로 하는 등 제도권의 가상화폐시장 친화 행보는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가상화폐 시세는 1분기 내내 약세를 보였다.
가상화폐 시세 상승을 전망하는 쪽에서는 가상화폐 시세의 이번 반등은 만우절 가짜뉴스에 따른 일시적 상승이 아니라 호재가 쌓인 장기적 상승의 시작이라고 보고있는 것이다.
반면 가상화폐 시세의 반등이 일시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제도권금융 전문가들 대부분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가상화폐시장에서 급상승과 급하락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투자자문회사 케네틱캐피탈의 제한 추 이사는 “가상화폐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일시적이고 즉흥적 거래가 많다”며 “이번 급등도 이 같은 거래 특징을 드러낸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블룸버그를 통해 전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2017년~2018년 동안 이틀 사이에 20% 수준의 시세 변화를 자주 보여줬다. 2017년 12월7일에는 하루 만에 30% 가까운 시세 급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외환중개회사 FXTM의 루쿠만 오투누가 애널리스트는 CNN에서 "비트코인 급반등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는 가상화폐시장에서 놀라울 것이 없는 일"이라며 "급격한 가격 변화가 가상화폐시장에서는 종종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만 이번 급등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세 급등의 원인을 두고도 내부에서 여러 이유가 꼽히고 있다"며 "이번 급등이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질 지, 단기적 상승에 그질 지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