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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
다음카카오가 위기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톡의 상징색깔인 노란색이 마치 경고등처럼 보일 정도다.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해 탄생한 다음카카오는 한때 주가가 20만 원선에 육박하고 시가총액도 8조 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주가는 최근 10만 원대도 위태로운 정도로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대장주’ 자리도 셀트리온에 넘겨준지도 오래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업계에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 했을 것이라는 부정적이 전망이 우세하다.
다음카카오 위기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수익모델은 성장이 정체돼 있지만 새로운 수익모델은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과 카카오 선물하기 등 다음카카오가 만들어 낸 수익모델은 정체돼 있다. 다음카카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는 카카오택시는 무료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고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에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다음카카오 주가 10만 원 선도 위태
최근 다음카카오의 주가는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주가는 지난 4월30일 10만7900원에 마감됐다. 지난해 8월 주당 18만3100원이었던 주가가 거의 8만 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도 6조4천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합병 당시 8조 원에서 1조6천억 원 가량이 증발했다.
이석우 대표의 고민은 이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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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가운데)가 지난해 12월17일 서울택시조합과 한국스마트카드 등과 함께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
증권 전문가들은 다음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 거둔 경영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 매출 2454억 원, 영업이익 523억 원을 올려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카카오는 올해 1분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플랫폼사업의 부진으로 광고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9%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다음카카오 주가의 10만 원 붕괴도 시간문제라고 우려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올해 실적부진이 예사롭지 않다”며 “새로운 사업에 들어가는 투자비는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을 끌어올릴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고전을 면치 못 하는 수익사업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10월 합병 뒤 추진하고 있는 모바일 수익사업은 모두 부진에 빠져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서로 합병한 뒤 ‘모바일 우선’ (Mobile First) 전략을 외치며 새로운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대표적 사업이 핀테크사업 (금융과 IT 기술의 융합)으로 다음카카오는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등을 출시했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3800만 이용자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다양화 하는데도 공을 들였다.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토픽’과 ‘쨉’(ZAP) 등을 연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 사업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이름만 붙으면 성공한다’라는 기조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다음카카오의 주력 수익원인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사업인 ‘카카오게임’하기의 위상이 예전만 못 하면서 다음카카오에 대한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에 게임사업에서 매출 682억8천만 원을 올려 직전분기였던 작년 3분기보다 매출이 겨우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카오게임하기’가 다음카카오 전체매출의 3분의 1을 넘게 차지하는 상황에서 게임사업의 부진은 다음카카오에게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게임하기의 독주체제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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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하기도 성장 정체다 |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하지 않고 출시된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과 카카오게임하기 대신 네이버와 손잡은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개발업체들은 점차 카카오게임하기를 외면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21%를 입점수수료로 내야 하는 점도 개발업체들이 카카오게임하기를 떠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모바일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는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빼면 이제 큰 장점이 없어졌다”며 “네이버가 게임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 지원책을 들고 나와 업계의 관심이 네이버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성장 가능성 보여주지 못해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의 글로벌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카카오가 글로벌 5천 만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합병으로 주가가 폭등해 해외사업에 필요한 자금도 넉넉하게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석우 대표는 “우리는 시장에 빨리 대처할 수 있고 (의사결정) 속도가 매우 빠른 회사”라며 카카오의 남다른 혁신 마인드를 내세워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다음카카오의 글로벌사업의 성과는 미흡하다.
카카오톡은 국내 인구의 90%가 이용하는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지만 세계시장에서 월 평균 이용자 (MAU)가 2천 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모바일사업으로 성과를 내려면 글로벌 MAU가 10억 명은 돼야 하다”고 말한 데 비춰보면 초라한 수치다.
특히 다음카카오가 펼치고 있는 수익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를 만회해 줄 글로벌사업이 없다는 것은 다음카카오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국내 3800만 이용자에 집착하면 절대로 성장정체를 벗어날 수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글로벌로 시각을 넓혀 판을 키우는데 주저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석우 대표는 올해 초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뒤늦은 결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텐센트와 추콩 등 중국 현지기업들이 이미 중국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시장을 꽉 틀어잡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카카오의 중국시장 역할이 한류게임 퍼블리싱 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정책으로 다른 나라의 모바일 메신저가 직접 진출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다음카카오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추콩과 손잡고 한류 콘텐츠를 앞세운 게임을 중국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는데 그 이상의 사업적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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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
◆ 조직개편, 반전의 실마리 될까
이석우 대표는 다음카카오의 조직개편을 통해 합병 시너지를 다시 끌어올리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 모바일 블로그 서비스인 플레인, 카카오게임플랫폼으로 모바일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모델을 찾으려 노력해도 다음카카오의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합병으로 몸집은 커졌지만 카카오 조직과 다음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위기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는 말이 다음카카오 안팎에서 제기된다.
다음카카오는 4월10일 서울 한남동사옥을 없애고 근무하던 인원을 모두 판교사옥으로 불러 모았다. 빠른 의사결정과 조직원 사이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이 대표는 합병 뒤 비대해졌던 다음카카오의 조직도 잘게 쪼개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10개 팀으로 운영되던 팀 제도를 25개 팀으로 늘리는 대신 각 팀의 역할을 줄였다. 한 팀에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팀장이 따로 존재하던 것도 뒤늦게 바로잡았다.
다음카카오가 이렇게 조직을 개편한 것은 기존 조직운영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업무 효율을 높이고 직원간 문화적 결합을 빠르게 이뤄나가기 위해 조직개편을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