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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3세경영' 출발, 시장점유율 늘릴 기회도 잡아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9-04-01 16: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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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3세경영을 본격화했다.

최 사장은 최창근 회장의 조카이자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10년 전부터 고려아연 경영에 참여해왔는데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고려아연 '3세경영' 출발, 시장점유율 늘릴 기회도 잡아
▲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사장이 고려아연 각자대표로 선임된 뒤 때마침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 사장은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부사장에서 승진해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최윤범 사장과 최창근 회장, 이제중 부회장의 3인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된다.

고려아연은 최근 들어 아연업황의 구조적 변화로 점유율 확대에 유리한 상황에 올라서 있다.

원재료인 아연정광 공급이 제련 수요를 넘어서면서 제련 수수료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아연 및 연(납)의 생산과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제련 수수료가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된다. 그동안 고려아연 실적이 둔화했던 주요 원인은 제련 수수료 하락이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2018년~2020년까지 신규 아연광산 가동이 집중되는 반면 아연 제련업체들의 증설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아연 제련 수수료는 작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며 향후 2~3년간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오르면 최 사장은 고려아연의 사업전략을 펼치는 데 선택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3년 동안 외연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전략에 집중해왔다.

백재승 삼성증건 연구원은 “제련수수료 상승의 원인인 정광 대비 빡빡한 제련량은 결코 단기에 그칠 현상이 아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려아연의 전략은 수익성 방어에서 점유율 확장으로 바뀔 수 있으며 3세 오너인 최윤범 사장의 선임 등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2위의 아연 생산업체인 니르스타(Nyrstar)가 채권자들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파산에 이를 수 있는 처지라는 점에서도 고려아연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니르스타가 재무구조 악화로 생산을 줄이게 되면 시장 수요가 고려아연으로 이동할 수 있을뿐더러 아연정광의 수요 하락을 부추겨 제련 수수료 상승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의 아연 제련업체인 주저우제련(Zhuzhou)마저 설비이전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제련량 부족이 이어지면 고려아연의 가격 협상력과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게다가 고려아연은 호주 법인인 선메탈스 코퍼레이션(SMC)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데 2020년 말 투자를 마치면 생산능력이 23만 톤에서 27만 톤으로 확대된다. 본사도 2017년 말에 전해 공장 증설을 마쳐 아연 제련능력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마련돼있다.

최 사장은 최기호 창업주의 차남인 최창걸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최씨 가문은 형제들이 많다 보니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는 전통이 있는데 고려아연 회장은 2002년 최 창업주의 3남인 최창영 회장을 거쳐 2009년부터 지금까지 4남 최창근 회장이 맡고 있다.

3세들 가운데서는 최 사장이 고려아연 지분(1.81%)이 가장 많아 최기호 창업주의 5남인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함께 고려아연의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최 사장은 미국 애머스트대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전략기획 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4년부터 호주 선메탈스 코퍼레이션의 사장을 맡기도 했다. 선메탈스 코퍼레이션은 1991년 6월 설립된 고려아연의 핵심 해외 생산거점이다. 매년 아연 23만 톤, 황산 43만 톤, 기타 광물 20만 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선메탈스 코퍼레이션은 2013년만 해도 순손실 70억 원을 냈으나 최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4년 순이익 319억 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이후로도 순이익이 2015년 332억 원, 2016년 429억 원, 2017년 688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런 성과에는 최 사장의 공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최 사장은 원가를 아끼기 위해 2016년 14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Sun Metals Solar Farm) 건립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호주 전기료가 50~70% 오르자 제련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수급해 전력비를 절감하는 데 집중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아연 글로벌 점유율은 10%정도"라며 "현재 호주 법인에 투자를 진행 중이고 경쟁사인 니르스타 등이 문을 닫아 생산량이 줄게 되면 자연히 점유율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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