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진 행장과 김 사장은 각자 업권과 분야는 다르지만 전문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재 채용과 육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진옥동 행장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전환)에 이르기 위해서는 조직이 디지털을 향해 변신해야 하고 그전에 디지털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며 “인력 채용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상경계열 인재를 뽑아 일부를 IT부서에 배치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진 행장은 현업부서와 아직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혁신을 위한 엉뚱한 생각으로 ‘돈키호테적 발상’을 강조하며 “올해 채용부터 조금씩 변화를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외국에서 석·박사를 마친 디지털 인재 등 전문인력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철 사장도 “신한금융투자의 모든 임직원이 ‘자본시장 DNA’를 가지고 각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탁월한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하겠다”며 “전문가에게 공정한 대우를 해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든다면 전문가들이 신한금융투자에 모이는 성장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가 다른 금융업종보다 전문가 영입경쟁이 치열한 만큼 신한금융투자도 그동안 상시적으로 인력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었지만 앞으로 획기적 대우를 제공해 전문가 영입전에 더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진 행장과 김 사장의 계획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더 이상 은행원 DNA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조 회장은 김 사장을 비롯해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이성용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등 은행 출신이 아닌 각 업계 전문가들을 요직에 앉히며 ‘순혈주의’ 인사 성향을 깨뜨리고 있다.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과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도 신한금융 공채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들이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의 일부 자산을 맡기기로 한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와 신한금융의 운용 인력들을 상호교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영전략 전문가 과정’이나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 과정’, ‘글로벌 커뮤니케이터 코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인재들을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의 새 먹거리로 점찍은 투자금융 및 자산운용 분야에서도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업방식과 새로운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근본이 되는 사람부터 바꿔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한금융의 채용방식 등 인사관리 전반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직무특성을 고려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새로운 업(業)을 경험할 수 있는 그룹 계열사 교차발령을 강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을 쏟는 것과 동시에 그룹 경영리더와 여성리더 풀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