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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위기에 과감한 감산 결단 내리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3-29 13: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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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업황 회복과 실적 반등을 앞당기기 위해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시설 투자를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과 같이 반도체공장 가동을 축소해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위기에 과감한 감산 결단 내리나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29일 증권사와 시장 조사기관 분석을 종합하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업황 침체가 오래도록 지속될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수요 약세와 가격 하락을 이유로 1분기 자체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놓은 뒤 한국 반도체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 고조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공급 증가가 지속되며 반도체기업에 재고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업황 침체기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홈페이지에 올린 분석자료에서 올해 하반기 D램 평균가격도 상반기와 비교해 10%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가 하반기부터 반도체업황 회복을 예상하고 있지만 서버 고객사의 수요 반등과 같은 외부 변수를 근거로 들고 있어 업황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자체적 대응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증설투자를 벌이지 않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SK하이닉스도 최근 반도체시설 투자를 늦추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며 업황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23조 원, SK하이닉스가 17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반도체시설 투자를 벌인 효과가 점차 나타나면서 올해 업황 악화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량이 꾸준히 늘어나면 이는 곧바로 재고 증가로 이어진다.

반도체기업들이 생산과잉에 따른 재고 축적을 막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낮춰 고객사에 공급하면서 반도체 평균가격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마이크론이 반도체업황 악화에 대응해 생산 감축을 결정한 일은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마이크론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시설 투자를 축소할 뿐 아니라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들이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도 5%씩 줄여 생산량 자체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반도체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손해를 보더라도 적극적으로 반도체 공급을 축소해 업황이 더 나빠지는 일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바메모리도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 감축을 결정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D램에서 3위, 낸드플래시에서 4~5위권에 그쳐 현실적으로 전체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도시바메모리도 낸드플래시 2위업체이지만 점유율이 1위인 삼성전자의 절반조차 되지 않는다. 

결국 상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감축을 결단하며 공급 과잉해소 노력에 동참해야 반도체업황 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도시바메모리를 뒤따라 감산을 결정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이 낮아져 업황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위기에 과감한 감산 결단 내리나
▲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웨이퍼.

특히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모두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과감하게 생산 감축을 결정한다면 전체 반도체업황 반등에 큰 힘을 실을 수 있다.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는 "웨이퍼 감산 등 계획에 관련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마이크론의 반도체 생산 감축에 맞춰 전략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반도체업황 악화가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조짐이 확실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결국 반도체 원판 투입을 줄여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공산이 크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감산계획을 내놓지 않았지만 가파른 가격 하락 속에 앞으로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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