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재선임된다.
그러나 지주에서 계열사로, 계열사에서 지주로 옮기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올해 주요 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
자칫 독립성이 훼손되면서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인 감시와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로 남유선 국민대 법대 교수를 추천했다.
남 교수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남 후보자는 2016년 4월부터 최근까지 NH농협은행 사외이사를 지냈다.
하나금융지주에서도 이정원 전 KEB하나은행 사외이사가 새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에는 4년 동안 사외이사를 지냈던 김인배 사외이사가 하나은행으로 이동하고 하나은행의 사외이사였던 허윤 사외이사가 하나금융지주로 이동하기도 했다.
올해 재선임된 사외이사 가운데 차은영 사외이사는 2005년부터 5년 동안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다가 2017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고영일 하나은행 사외이사도 하나카드 사외이사로 일하다가 지난해 하나은행으로 옮겼다.
신한금융지주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선임된 김화남 사외이사는 1999년부터 3년 동안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신한생명 사외이사를 지냈다.
최경록 사외이사도 2010년부터 5년 동안 신한생명 사외이사였다가 지난해부터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외이사 가운데 '새' 인물을 찾기 어렵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사외이사 교체폭도 크지 않다.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 44명 가운데 27명의 임기가 끝나지만 대부분 재선임됐다.
신한금융지주에서 모두 4명의 새 사외이사가 합류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서는 1명이 새로 선임되는 데 그쳤다.
금융권에서 회전문 인사 혹은 재선임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사외이사를 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의 영향이 가장 크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인사권을 쥐고 있어 요건 등을 더욱 까다롭게 살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특성상 전문성 역시 중요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금융권에서 찾게 되고 금융권 안에서 찾으면 업무상 관계가 없는 사람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게 된다.
비슷한 이유에서 금융권 사외이사는 다른 업권보다 출신 역시 다양하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이 금융권에 몸 담았거나 금융을 전공한 교수들로 이뤄졌다.
한 곳에 오래 몸 담으면 그만큼 해당 회사와 관련한 업무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독립성이 떨어지고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B금융지주에서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모두 9차례 이사회가 열렸고 14건의 안건이 다뤄졌는데 여기에서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에서도 모두 9차례의 이사회가 열려 25건의 안건이 다뤄졌다. 똑같이 반대표는 전혀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