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순이익 등 숫자로 앞선 은행보다는 고객의 자산을 가장 잘 키워내는 의미의 ‘리딩뱅크(1등 은행)’를 만들겠다는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진 행장은 26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재무적으로 순이익을 1천억 원 더 냈다고 해서 그 은행이 리딩뱅크(1등 은행)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숫자로 줄을 세우는 것보다 진정한 리딩뱅크를 추구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가장 감명 깊었던 말로 ‘진정한 상인은 상대 이익도 생각하면서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라는 말을 꼽았다.
진 행장은 “은행이 고객을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봐선 안 되고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늘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은행이 이익을 내는 것으로 앞뒤가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18년여 동안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법인장 등으로 일했던 만큼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생각을 가감없이 내놓았다.
진 행장은 “글로벌 진출은 투트랙으로 전개해야 한다”며 “하나는 기축통화 지역에서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의 경제발전 속도와 맞춰서 금융수요가 늘어나는 신흥국에서 전략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유럽, 일본 등 금융 선진국에 진출하기에는 신한은행의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베트남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진 행장은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한국계 은행끼리의 경쟁보다는 베트남 현지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형태, 규모 등을 갖추기 위해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물론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도 주목하고 있지만 한정된 자본을 여기저기 흩어놓지 말고 유의미한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기존 상경계열 은행원을 뽑아 일부를 IT인력으로 양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IT인력을 뽑은 뒤 이들의 영업력을 키우는 방식을 제시했다.
진 행장은 “디지털 전환(트렌스포메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 자체가 디지털화되고 디지털 인재가 확보돼야 하지만 이를 막는 시스템과 조직의 문제가 있다”며 “인력 채용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T 기본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을 뽑아서 그들이 영업점에 나가서 고객과 접하고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개발해내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채용부터 조금 변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조직문화에서 가장 핵심요소로 ‘고객 우선(퍼스트)’을 뽑았다.
진 행장은 “신한문화는 ‘고객 우선’을 철저하게 구현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며 “과거 은행 문턱이 높았을 때도 신한은행 직원들은 발로 뛰며 고객의 소리를 들으러 다녔고 이를 바탕으로 신안흔행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화가 다시 살아나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