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정부와 함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설립을 추진한다는 방향이 세워져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며 "국민들이 체감할만한 방안들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설립은 손 대표가 제안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들여 본격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신설 기구의 위원장으로 위촉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민생 핵심사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손 대표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 모습을 보인 것은 정부와 야당의 바람직한 협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손 대표의 이런 행보는 이념 대결보다 정책을 내세우며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손 대표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민생을 외면한 채 정쟁을 일삼는다고 지적해왔다.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을 두고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부른 것을 놓고 두 당이 대립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13일 최고회의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며 “두 거대 정당은 막말과 몸싸움으로 얼룩진 구태정치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책을 내세운 대안정당을 만든다는 목표는 손 대표가 2018년 9월 취임 당시부터 추구하던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이다.
대부분 쟁점에서 여권과 대립하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대안적 정치세력을 추구하며 사안별로 다른 노선을 보이기도 했다. 유치원3법, 선거제 개편, 남북대화 등에 관해서 여권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소득주도형 성장 등을 놓고는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한국당에 동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3월2주차에 정당지지율 5.7%로 정의당(6.7%)보다 낮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이 32.3%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도 비교된다.
지지율만 보면 보수적 선명성을 내세우고 여권을 향해 강한 정치투쟁을 벌이는 한국당의 전략이 정책을 내세운 바른정당의 전략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계와 보수적 성향의 바른정당계로 이뤄진 구성도 바른미래당의 약점이 될 수 있다. 정국의 흐름에 따라 분열이나 이탈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선점한 것은 손 대표에게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기회인 셈이다.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가 정부에 제안한 범국가적 기구와 별도로 당 내부에 미세먼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며 2주마다 퍼포먼스도 벌이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당 미세먼지특별위원회는 당 차원에서 단독으로 실시할 수 있는 방안과 정부가 해 줘야 할 일을 구분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정부와도 대화할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관해 정치권의 논의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