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손 회장은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힘을 쏟아 왔는데 이번 방문을 통해 동남아시아시장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금융사업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12일 “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으로 13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한다”며 “문 대통령의 캄보디아 순방까지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순방에 참여한다.
손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그동안 공들여 온 캄보디아 진출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 현지법인인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세운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캄보디아 현지 금융회사 ‘비전펀드 캄보디아’를 인수해 ‘WB파이낸스’로 이름을 바꿨다.
WB파이낸스는 자산 2200억 원 규모의 소액전문 금융회사로 캄보디아에 106개의 지점과 14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손 회장은 두 회사를 통합해 캄보디아에서 은행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세워뒀다.
WB파이낸스는 수신과 여신이 모두 가능한 회사지만 이보다 큰 자금을 다룰 수 있는 ‘상업은행’을 캄보디아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다만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이 해외은행의 현지 진출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점은 손 회장이 넘어서야 할 걸림돌로 꼽힌다.
손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캄보디아 정계·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구축하고 앞으로 있을 은행 인가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손 회장은 말레이시아에서는 국내 진출 기업 지원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아직 말레이시아에 우리은행 지점을 내지 못하고 사무소만 운영하고 있어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 금융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좀 더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이번 방문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으려는 중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손 회장은 이들 기업에 금융을 제공하며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 2019년 6대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금융시장 제패’를 꼽을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은 디지털화와 글로벌사업 확장을 우리금융그룹 새 성장동력의 두 축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번 동남아시아 방문을 통해 해외사업 확장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리은행은 2월 말 기준으로 해외 지점망을 26개 나라 431곳까지 늘렸다.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고 세계 은행에서도 20위권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