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훈 KEB하나은행 웰리빙그룹장 부행장이 하나카드 대표를 맡게 되며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기대에 걸맞는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장 부행장이 하나금융그룹 내부는 물론 금융업계까지 알려진 '전략가'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갈수록 악화되는 카드업황 속에서 하나카드를 상위권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6일 카드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회장이 ‘젊은 피’로 꼽히는 장 부행장을 하나카드 대표에 임명한 것을 놓고 새로운 활기를 기대하는 파격적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전업 카드회사 8곳 가운데 하나카드만 유일하게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곳이다.
카드업황 악화로 카드사들이 대부분 ‘위기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를 보였다.
당연히 업계에서는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장 부행장은 1963년 생으로
이문환 BC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카드사 수장 가운데 가장 젊다. 1955년 생인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보다 8살 아래다.
하나은행 부행장 시절부터 보인 ‘전략가’의 면모로 김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장 부행장은 하나은행에서 오랜기간 개인영업을 맡았을 뿐 아니라 하나금융지주에서 전략총괄을 담당해 경영전략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부터 하나은행의 개인영업그룹장과 하나금융투자의 자산관리그룹장을 겸임하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합 자산관리 전략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장 부행장이 하나은행에서 미래금융그룹과 개인영업그룹, 하나금융지주에서 그룹 총괄 등을 두루 맡았던 만큼 금융 전반에 걸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하나카드를 한 단계 도약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장 부행장은 김 회장의 기대에 걸맞게 과감한 경영으로 하나카드를 상위권 회사로 키워내야 하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카드의 규모를 단번에 키우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이 절실한 만큼 롯데카드 인수가 절실하다.
하나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약체로 꼽힌다. 지난해 순이익이 1067억 원으로 7위에 그쳤는데 올해도 카드업황 악화로 크게 순이익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순이익 1천억 원대에 이르는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하면 단번에 업계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장 부행장으로서는 하나카드 대표가 되자마자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셈이다.
롯데그룹이 선정한 롯데카드의 적격 인수후보는 하나금융지주,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5곳이다.
한화그룹은 같은 대기업의 생리를 잘 아는 장점이 있고 롯데손해보험까지 함께 인수 후보자로 나선 MBK파트너스 역시 인수합병의 강자로 알려져 있어 인수전이 만만치 않다.
2월18일부터 6주 동안 실시하는 실사에서 장 부행장은 하나금융지주에서 맡은 전략총괄의 경험을 바탕으로 4월 초로 예정된 본입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롯데카드 인수 등 과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대표 교체라는 강수를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것”이라며 “장 부행장이 경영 전략가로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