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노조의 양보를 발판 삼아 마감기한으로 제시했던 8일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5일 르노삼성차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삼성차 노조가 임단협을 놓고 기본급 인상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태도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
르노삼성차 노사는 5일 경영설명회를 시작으로 8일까지 나흘 동안 집중교섭을 벌인다. 경영설명회에는 교섭위원회 뿐 아니라 르노삼성차 임원진 등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쪽에서 8일 안으로 임단협을 타결하자고 기준을 잡아놨기 때문에 노조도 집중교섭을 하자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은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면서 남은 나흘 동안 노조를 설득하는 데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쪽에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는 만큼 시뇨라 사장이 내놓을 안에 따라 8개월 이상 끌어온 임단협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집중교섭에서 노동강도나 다른 부분을 두고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노조는 르노삼성차의 기본급 동결 제안을 놓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 왔지만 집중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기본급 인상 대신 노동강도 완화, 여유 인력 편성, 근로조건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급 인상 요구가 르노삼성 본사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노동시간 등 근로조건의 변경을 통해 조합원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그동안 기본급 월 10만667원 인상을 요구했고 회사 쪽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최대 1400만 원의 일시금을 지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기본급 요구안 관철을 고수했던 노조의 태도가 바뀐 만큼 시뇨라 사장이 다른 분야에서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일시금 규모를 크게 늘리거나 노조의 요구에 맞춰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시뇨라 사장은 르노삼성차의 추락한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도 임단협 마감기한을 맞추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 임단협이 지연된 데 따라 지역 경제를 악화시킨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르노삼성차는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르노삼성차수탁기업협의회와 부산상공회의소는 2월28일 공동 호소문을 내놓고 르노삼성차 노사의 임단협 타결 지연으로 협력업체가 1천억 원대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르노삼성차의 2월 내수 판매량이 1월과 비교해 4.9% 하락한 요인으로 르노삼성차의 노사갈등이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시뇨라 사장은 임단협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구체적인 협상내용과 진행방향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집중교섭을 통해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협상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노조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