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 관련 리포트를 낸 증권사 11곳 가운데 4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신세계 목표주가가 낮아진 요인은 주로 면세점사업이 꼽혔다. 올해 신세계의 면세점사업 실적이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2019년 면세점사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800억 원에서 464억 원으로 낮춘다”며 “목표주가도 기존 46만 원에서 43만 원으로 내린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100%자회사 신세계DF를 통해 면세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신세계의 연결기준 전체 매출에서 신세계DF의 매출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비중이 크다.
더욱이 신세계는 신세계DF를 향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신세계는 2018년 9월까지 신세계DF에 4150억 원을 출자했는데 신세계의 재무구조에 비춰볼 때 적지 않은 규모다.
정 총괄사장이 면세점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면세점사업이 신세계를 향한 투자심리를 크게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사업의 성패는 정 총괄사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핵심적 잣대로 여겨진다.
정 총괄사장은 2016년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직접 만났을 뿐 아니라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도 직접 만나면서 면세점에 3대 명품으로 꼽히는 구찌, 에르메스, 루이비통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애썼다.
정 총괄사장은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면세점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뛴 것이다.
정 총괄사장의 이런 노력 덕분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본점은 신규 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신세계 면세점사업을 향한 올해 전망은 갈린다.
강남 시내면세점 사이에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을 뿐 아니라 공항면세점에서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세계DF가 올해 이익을 낼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롯데면세점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현대백화점은 송객 수수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데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도 적자를 봐 신세계DF의 2019년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신세계는 2018년 7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연 데 이어 8월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도 면세점을 개장했다.
▲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하루 매출 14억 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녈 면세점은 하루 매출 24억 원을 내야 한다.
신세계는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6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은 올해 12월에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하루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하루 매출 증가속도가 생각보다 더디다”며 “중국 보따리상이 줄어들거나 강남 면세점 사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단기간애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신세계 면세점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가 2019년에 면세점사업에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면세점사업에서 영업이익 560억 원을 낼 것으로 바라봤다. 이는 2018년 면세점사업 영업이익보다 40% 넘게 늘어나는 것이다.
신세계DF는 2015년 출범 당시 향후 5년 동안 누적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DF는 아직 이런 목표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정 총괄사장은 면세점사업의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면세점회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