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우리은행 노조가 올해도 탄탄한 노사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뒤로 미루며 지주사 경영 안정에 힘을 보탬에 따라 손 회장은 비은행부문 인수·합병과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 등 남은 현안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은행권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은행에서 노동이사제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노동이사제를 두고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우리금융지주가 안정될 때까지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필준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안착과 우리사주조합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늘리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 당분간은 노동이사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은행 노조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직원들로 이뤄진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은행에서 전환된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6.45%를 들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우리사주조합이 1% 남짓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규모가 매우 크다.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은 예금보험공사(18.43%), 국민연금공단(9.29%)에 이은 3대주주인데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매각하면 이를 인수해 장기적으로 1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 등으로 잡음이 발생해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하락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주주는 우리은행 직원들이 되는 셈이다.
우리은행 노조가 손 회장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도 노동이사제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손 회장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우리은행 노사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임금단체협상 등 주요 사안마다 은행권에서 가장 빨리 합의점을 찾아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노조는 손 회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노동이사제 도입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탄탄한 노사관계가 우리금융지주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조의 지원에 힘입어 손 회장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이 올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비은행부문의 인수·합병과 손자회사인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이 꼽힌다.
하이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아주캐피탈 등이 손 회장의 인수·합병 리스트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회장이 5천 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책임경영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며 “경영진과 노조가 손잡고 새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내실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