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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노조가 노동이사제 도입에 불붙이려 하지만 현실은 '험난'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9-02-14 16: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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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등 은행권 노동조합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는 험난해 보인다.

14일 은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를 추천하려는 은행권 노동조합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은행 노조가 노동이사제 도입에 불붙이려 하지만 현실은 '험난'
▲ 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등 은행권 노동조합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는 험난해 보인다.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가 2017년 9월14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본점에서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 선정을 놓고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가 가장 적극적이다 .7일 백승헌 변호사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2017년 11월 하승수 변호사, 2018년 3월 권순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는데  이번이 세 번째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13일에 국책은행 최초로 노동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한다. 15일부터 22일까지 사외인사 후보로 낼 인물을 추천받는다. 

3월에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적극적으로 인사를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수는 많지 않다.

사외이사를 순차 교체하도록 명시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금융지주들이 올해 3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의 중임을 미리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5곳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5명 가운데 16명의 임기가 올해 3월에 끝나지만 신규 선임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각 1명씩 모두 2명뿐이다.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사가 주주총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금융지주의 지분을 대부분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난관이다.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2017년 11월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지까지 이끌어 냈으나 결국 찬성률이 17%에 그치며 실패했다.

국민연금은 KB금융지주 지분율 9.6% 정도 들고 있어 최대주주지만 전체 지분의 70% 정도를 보유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반대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반대’ 의견을 냈다.

국책은행도 노동이사제 도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이사제 도입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가 경제 활성화에 힘을 실으면서 적극적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 관련 기관 가운데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금융감독원마저 주춤하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청회 일정도 못 잡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놓고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의견 대립을 보일 정도로 적극적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이 부분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운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최근 사외이사와는 달리 의결권 없이 이사회 단순 참여와 의견 개진을 허용하는 ‘근로자 참관 이사제’를 시범 도입하는 등 노동이사제보다 완화된 형태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문 대통령 임기의 중반을 지나가는 올해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이번 정부에서는 노동이사제가 도입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꼭 이번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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