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의 가파른 순이익 성장세로 김지완 회장의 리더십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5021억 원을 냈다. 지난해 초에 세운 목표치(5600억 원)에는 못 미쳤지만 2017년보다 24.6%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4분기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희망퇴직 및 부실채권 발생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액 규모가 불어나면서 목표치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을 살펴보면 BNK캐피탈 711억 원, BNK저축은행 156억 원, BNK투자증권 114억 원 등이다.
순이익 규모 자체가 아직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순이익 증가율에서는 BNK캐피탈 13.6%, BNK저축은행 34.5%, BNK투자증권 500% 등으로 나타나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할 때 BNK금융지주가 2011년 설립된 뒤 첫 외부 출신 회장이자 동시에 은행이 아닌 증권가에서 경력을 쌓은 ‘비은행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최고령인 1946년 생이라는 점도 김 회장에게 따라 붙었다.
이런 요인들은 김 회장이 당시 전임 CEO(최고경영자)들의 구속 및 채용비리 등으로 어수선했던 BNK금융그룹을 이끌 온전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1년6개월여가 지난 지금은 이런 의문이 모두 기우에 그치고 있다.
김 회장이 취임 초부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치우친 그룹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계열사간 시너지 확보에 공을 들여온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부산 울산 경남 CIB센터’와 ‘서울 CIB센터’를 세워 투자금융(IB)분야에서 은행과 증권사 협업을 추진하고 올해 1월 ‘BNK금융그룹 IT센터’를 세워 디지털 금융그룹 전환을 선포하는 등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12월부터 ‘BNK 백년대계위원회’ 위원장도 맡아 조직쇄신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백년대계위원회는 김 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외부 인사로 꾸려진 조직으로 그룹 체질 개선과 경영 선진화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의 단기 성과보다는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고 미래의 초석을 만들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김 회장은 지주 회장에게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해 계열사 자율경영과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 감사임원총괄 및 내부감찰반을 만들어 CEO(최고경영자)들을 향한 감시체제를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김 회장은 “2018년은 그룹 선진화를 위한 백년대계위원회 운영과 건전한 여신문화 정립 등 조직경영의 기틀을 세운 한 해였다”며 “2019년은 튼튼한 기초 위에 시너지부문 강화와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 확대 등을 추진해 주주가치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