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까?
시뇨라 사장은 부산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려면 추가 생산물량을 따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원가 절감 등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노조가 전면 파업을 내걸고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있다.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
르노삼성차 노사는 12일 오후2시부터 설 연휴로 중단됐던 임단협을 재개했다.
노조는 근무 부서 강제 배치 및 이동, 외주화 문제 해결 등을 비롯해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8개월째 노사가 대치하고 있지만 시뇨라 사장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노조는 회사가 2017년에 영업이익 4천억여 원을 거둔 만큼 기본급 인상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시뇨라 사장은 선뜻 기본급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기본급을 인상하게 되면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닛산로그의 후속물량 확보하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9월 닛산로그의 위탁생산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부산공장 가동의 핵심인 닛산로그 후속물량 배정을 놓고 일본 규슈공장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고정비를 늘릴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게다가 최근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조가 계속 파업하면 부산공장에 닛산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치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노조의 파업 중단을 요구했다.
모저스 부회장은 르노그룹에서 글로벌 공장에 차량물량 배정을 담당하는 임원이다.
모저스 부회장이 르노삼성차 경영 정상화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부산 공장의 후속물량 배치까지 언급하며 파업 중단을 요구한 것은 시뇨라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 보이지만 기본급 인상 불가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뇨라 사장을 향한 노조의 불신이 깊어 생산물량 확보 등을 이유로 노조의 양보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1월24일 시뇨라 사장은 부산 공장을 방문했는데 노조의 직접 대화 요구를 외면하고 공장 시찰도 예상보다 일찍 끝내고 돌아갔다.
이를 놓고 노조 측 관계자는 “시뇨라 사장이 부산 공장을 방문한다고 해서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장은 서둘러 공장을 떠나는 등 노조 측과 대화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단협 타결에 시뇨라 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도 불신의 골을 깊게 한 이유로 꼽는다.
노조 측 관계자는 “시뇨라 사장이 임단협 타결과 노조 파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점을 두고 프랑스로 잠적한 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은 최근 노조가 전면 파업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더욱 어려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전면 파업 가능성에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부분 파업을 벌여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