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19-02-11 16: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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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MBK파트너스에 묶음으로 매각할까?
11일 금융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MBK파트너스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캐피탈은 12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롯데캐피탈은 개인금융, 기업금융, 자동차금융 등 균형적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수익성과 성장성도 좋은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연간 순이익이 2014년 748억 원에서 2017년에 1175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2018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959억 원을 거뒀다.
캐피탈사에서는 카드회사나 손해보험사와 달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도 MBK파트너스의 롯데캐피탈 예비입찰 참여 가능성을 높인다.
롯데캐피탈 자체의 인수 매력에 더해 MBK파트너스가 이미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점을 종합하면 MBK파트너스의 롯데캐피탈 예비입찰 참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세 곳의 매각에 모두 참여한다면 롯데그룹에 묶음으로 금융 계열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바라본다.
롯데그룹도 절차상 편이성 등을 이유로 3곳 금융 계열사들을 3조5천억 원 이상으로 '패키지 판매'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 계열사의 유력 인수자로 꼽히는 한화생명이나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이 개별 인수를 원하고 있어 서로 생각이 어긋나 있는 상황인데 MBK파트너스가 이 틈을 파고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각 계열사의 매각을 놓고 따로 협상하는 것보다 하나의 매수자와 협상하는 것이 훨씬 부담이 적다”며 “MBK파트너스가 3곳 금융회사의 패키지 가격을 개별 회사의 매수자가 써낸 가격의 합과 비슷한 수준만 제시해도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MBK파트너스가 각 계열사 인수 건별로 유력 인수 후보자와 손을 잡으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에서는 한화생명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는 규제에 따른 진입 장벽이 있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절차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유력인수 후보인 한화생명은 자본 적정성 유지 등 문제로 인수 과정에서 자금 부담을 줄일 필요도 있어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롯데캐피탈 인수에서는 유력 예비입찰 참가자로 꼽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리딩 금융지주 경쟁이 변수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 MBK파트너스가 캐스팅보트와 같은 독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두 금융지주는 각자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려는 것이라 내심 다른 인수협력자를 원하지는 않겠지만 인수전 승리를 위해 아쉽더라도 MBK파트너스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