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에서 불거진 대출청탁과 관련한 향응과 성접대 파문으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동우 회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한금융의 글로벌사업 진출을 가속화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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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그러나 신한은행의 대출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작 내부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당시 신한은행 호남금융본부 본부장과 목포지점장이 포함된 간부급 인사 5명이 현지 건설업자에게 술자리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건설업자는 5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 위해 접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호남금융본부 인사들은 당시 광주의 한 유흥주점에서 건설업자와 함께 술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유흥주점을 나온 뒤 여성 도우미와 함께 모텔로 가서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술자리에 참석했던 신한은행 인사는 지역본부장 송별식과 송년회를 하는 도중 업자가 갑자기 찾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업자가 회식 비용 260만 원 가운데 200만 원을 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YTN에 따르면 목포지점장은 문제가 된 술자리에 관해 “회식자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호남금융본부장은 “사실관계를 떠나 책임자로서 죄송하게 됐다”며 기자에게 금품을 건네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은 술자리에 참석했던 건설업자의 대출신청을 본점 승인과정에서 부결했다. 그뒤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자 접대를 받은 본부장을 대기발령하고 지점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 시스템 상 대출을 원하는 기업이 심사과정에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대출받을 수 없다”며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거나 우호적 대출조건을 원한 기업이 접대하면서 거래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윤리경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글로벌 금융정보기업 다우존스가 발표한 ‘DJSI 월드지수’에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포함됐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매월 셋째주를 ‘준법감시교육(ABC)주간’으로 정해 임직원들이 윤리와 준법이론 관련 문제를 직접 푸는 ‘윤리준법 자기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대출 관련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은행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한 회장은 글로벌사업을 내세우며 신한사태의 악몽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는데 이번 대출청탁과 성접대 파문으로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