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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판매부진에 노사갈등 겹쳐 사면초가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9-02-08 16: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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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판매 부진을 타개할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가 꼴찌를 다투는 와중에 수출을 책임져온 ‘닛산로그’마저 위탁생산 계약이 조만간 끝난다. 그러나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닛산로그의 후속모델도 배정받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판매부진에 노사갈등 겹쳐 사면초가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해 닛산로그의 후속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 비중의 70%가량을 닛산로그가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략적 협업에 따라 2014년부터 북미 수출용 닛산로그 생산물량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일본의 닛산 규슈공장과 경합을 벌여 얻어낸 것으로 올해 9월이면 이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된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닛산로그의 후속모델 물량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2018년 임단협을 아직도 마무리하지 못해 벽에 부딪혔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기본급 인상 여부 등을 놓고 8개월째 대치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5개 가운데 아직까지 임단협을 마치지 못한 곳은 르노삼성차뿐이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최근 르노삼성차에 직접 3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보내 임단협을 조속히 타결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모저스 부회장은 '닛산 로그의 후속모델을 위탁생산하기 위해 여러 공장이 경쟁하고 있는데 르노삼성이 신뢰를 잃어버리면 물량 배정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파업을 중단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부산공장에서 모두 28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총 파업시간은 104시간에 이르며 르노삼성차는 3천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피해를 봤다.

그렇다고 시뇨라 사장이 노조의 요구대로 기본급을 인상하면 생산비용이 높아져 닛산로그 후속모델의 물량 배정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부산공장의 인건비는 현재 르노그룹에서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규슈 공장보다 높다.

시뇨라 사장은 이런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전임 대표이사인 박동훈 전 사장의 그늘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박 전 사장은 현대기아차의 독무대였던 내수시장에서 QM3, SM6, QM6 등을 계속 히트 자동차로 만들며 르노삼성차의 입지를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공을 인정받아 한국인으로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2016년 르노삼성차 대표이사에 올랐는데 이듬해 11월 건강 문제로 돌연 물러났다.

이후 시뇨라 사장이 자리를 물려받았으나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그의 성적표에는 먹구름이 그득하다. 내수와 수출 판매가 모두 맥을 못추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자동차를 22만7577대 파는 데 그쳐 전년보다 17.8% 줄었다. 특히 내수는 10만537대에서 9만369대로 10% 넘게 빠지며 완성차 5개업체 가운데 5위에 머물렀다. 2년째 맨 끝자리다.

올해 1월 판매량을 봐도 내수는 4위로 간신히 꼴찌를 피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줄었고 수출도 44.8% 급감했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신차를 내놓고 있는데 르노삼성차는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르노삼성차는 SM6, QM6 등 주력 차종이 2016년 출시돼 교체주기가 다 됐지만 올해도 사실상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쌍용자동차가 적자와 구조조정 여파에 허덕이면서도 코란도C의 후속모델을 내놓고 한국GM 역시 법인분리 등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향후 5년 동안 신차 15종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과 대조된다.

그나마 이런 내수 부진을 닛산로그 수출이 만회해왔는데 이마저도 힘들게 된 셈이다. 시뇨라 사장이 르노삼성차를 이끈 뒤 국내에서 회사 입지가 좁아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노조와 문제도 마찬가지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7년까지 3년 동안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했으나 시뇨라 사장이 취임한 뒤 첫 임단협인 2018년부터 무파업 기록이 깨졌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차의 노사관계 악화는 지난해 12월 강경 성향의 노조 집행부가 선출된 이유도 있다"면서도 "시뇨라 사장이 경영능력에 관한 논란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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