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콘스탄틴 러쉬 창업주가 사회적 가치를 담은 경영철학으로 러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러쉬 제품을 반값에 제공하는 ‘러쉬 프레쉬’ 행사가 올해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러쉬코리아는 13일까지 제품을 반값에 판다. 7일부터 11일까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9일부터 13일까지는 온라인상에서 러쉬 제품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러쉬는 천연 원료로 비누와 입욕제 등을 만들어 파는 영국 기업이다. 한국을 비롯한 50여개 나라에 900여개 매장이 있다.

러쉬 프레쉬 행사는 제품에 방부제를 넣지 않는 러쉬의 제조방식과 연관이 있다. 제품의 유통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에 반값에 남은 제품을 모두 팔고 새 제품을 내놓는다는 취지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러쉬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러쉬 프레쉬 기간에 매장을 많이 찾는다. 주요 포털에서 러쉬와 관련된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을 연일 지키고 있다.

러쉬의 인기 비결로는 브랜드의 철학을 담은 마케팅을 들 수 있다.

콘스탄틴 창업주는 광고비를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통적 광고 대신 러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러쉬는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 천연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는 방침을 세워 고수하고 있다.

불필요한 낭비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제품 포장도 최소화했다. 러쉬가 제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만드는 것도 포장지와 포장 용기를 적게 쓰기 위해서다.

러쉬는 원료를 구입할 때도 원료의 채취와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이나 아동노동 착취가 있는지 따진다.

이 때문에 러쉬는 좋은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믿음을 보내게 됐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러쉬의 제품을 사기도 한다.

사이먼 콘스탄틴 러쉬 원료구매 책임자는 2018년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돈 때문에 자연도 파괴되고 아이들이 혹사당하는 게 싫다”며 “소비자와 생산자, 원료 공급자 등 사업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기를 활용한 마케팅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콘스탄틴 창업주는 화장품의 향료를 조합하는 일을 하는 조향사이기도 하다. 창업 초기부터 향기 마케팅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러쉬 매장을 지나면 강렬한 향기 때문에 간판을 보지 않고도 러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품에 포장이 적어 향기가 더 잘 퍼진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두 개 이상의 감각이 결합하면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에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러쉬의 향기 마케팅은 경영학계에서 오감 마케팅의 성공사례로도 꼽힌다.

러쉬의 향기 마케팅도 천연 원료를 사용한다는 러쉬의 철학을 반영한다.

잭 콘스탄틴 러쉬 디지털 책임자는 2017년 11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쉬의 향기기 인공향기였다면 직원 2만 명이 견디지 못했을 텐데 자연향기라 강렬하지만 부담이 없다”며 “러쉬는 욕조에 물을 빼면 그 물이 바다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