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12곳이 지배구조 내부규범 및 연차보고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내부규범 및 연차보고서 공시 점검결과’에 따르면 2017년 공시대상 금융회사 125곳 가운데 12곳이 임원 자격요건 및 이사회 운영현황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내용을 부실하게 공시했다.
 

2016년 8월부터 지배구조법이 시행되면서 자산이 일정 규모를 넘는 금융회사는 지배구조 내부규범 및 연차보고서 등을 회사 및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은 2017년 공시대상인 은행 16곳과 금융투자사 32곳, 보험사 30곳, 저축은행 24곳, 여신전문금융회사 14곳, 금융지주사 9곳 등 125개사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했다.

주요 공시 점검항목은 임원의 자격요건, 임원의 권한과 책임, 최고경영자 임원의 승계절차, 이사회 운영현황 등 지배구조상 핵심사안인 4가지 항목으로 여기에 세부점검 항목은 28개였다.

전체 점검대상 125곳 가운데 12곳이 세부점검 항목 가운데 13개 항목 이상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은행 1곳, 증권사 2곳, 자산운용사 4곳, 저축은행 1곳, 여신전문금융사 4곳 등이다.

미흡한 사례로 지적된 내용을 살펴보면 내부규범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고 연차보고서에 첨부해 공시하거나 대표이사 후보의 자격요건 충족 여부와 사유 등을 알리지 않았다.

임원의 권한과 책임을 직무별로 구체화하지 않거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제시한 주요 의견과 안건별 찬성 여부, 활동시간 등의 항목을 일부 누락한 사례도 있었다.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이사회 보고 및 의결사항과 위원회 권한·위임 항목을 적지 않거나 부실하게 작성하고 이사의 이사회 불참 사유, 의결권 제한 사유 등을 적지 않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 금융회사 12곳의 실무자를 불러 간담회를 열고 미흡한 부분을 설명하고 공시와 관련된 애로사항을 들었다.

금융회사 실무자들은 이사회 보고 및 결의 사항의 주요 내용 등이 경영상 내밀한 정보를 담기도 해 적정 공시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과 감독당국과 공시자료 작성방향을 놓고 논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건의했다.

금감원은 “점검결과 및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금융협회 등 관련 기관과 논의해 공시 서식의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와 관련된 검사를 실시할 때 공시자료의 충실성 및 사실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