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롯데캐피탈을 두고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떠오른다.
KB금융지주는 업계 2위 KB캐피탈을 거느리고 있는데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순이익에서 부동의 1위 현대캐피탈을 뛰어넘게 된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2월 진행되는 롯데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KB금융지주는 앞서 진행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윤종규 회장이 롯데캐피탈 인수에 집중하기 위해 롯데카드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이번에 매각대상에 오른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핵심 매물로 꼽힌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업황 악화 및 규제 강화로 영업환경 전망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캐피탈업계는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높은 편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필요 없다.
또 롯데캐피탈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748억 원을 나타낸 순이익이 2017년 117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자동차금융 등 수익원이 다양하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특히 KB금융지주가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KB캐피탈을 더해 자산규모가 16조 원(2017년 기준)으로 현대캐피탈의 27조 원에 한층 다가선다. 순이익으로는 둘이 합쳐 2400억 원에 이르러 현대캐피탈의 1916억 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다.
신한금융지주도 적극적이다. 현재 롯데캐피탈 인수를 위해 자문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거느리고 있는 신한캐피탈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KB캐피탈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순이익이 2016년 339억 원에 그쳤지만 2017년에 876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이미 2017년 전체 순이익을 넘어섰다.
롯데캐피탈의 사업구조가 신한캐피탈과 다른 만큼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캐피탈뿐만 아니라 신한카드와 시너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한캐피탈은 투자금융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개인신용대출 수익 비중이 높은 롯데캐피탈을 인수하면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신한카드와 협업 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윤 회장과 조 회장은 몇 년 전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리딩 금융그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1위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조용했지만 올해는 1위 수성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략적 인수합병을 추진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캐피탈 매각 예비입찰은 2월12일 이뤄진다. 롯데그룹은 3∼4월에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