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주회사 격인 한화는 2018년 기준 1조6천억 원 규모인 자체 방산사업의 매출을 2025년 3조 원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한화는 16일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설명회인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를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연 평균 9.4% 가량 성장해야 하는 쉽지 않은 목표인데 증권가는 한화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는 2020년부터 1조9천억 원 규모의 유도무기 양산이 예정돼 있다”며 “현재 수주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목표 달성에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화는 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4천억 원 규모의 탄도형 유도무기인 전술지대지 유도탄, 2023년부터 5천억 원 규모의 헬기용 대전차 미사일 천검, 2024년부터 1조 원 규모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는 이 사업들을 2014년과 2015년 수주했다.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2019~2023년 국방 중기계획’도 한화의 방산사업 외형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
국방부는 앞으로 5년 동안 국방비로 270조7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3년까지 국방비 연 평균 증가율은 7.5%로 최근 10년 평균인 4.9%를 크게 웃돈다.
국방비 가운데 무기 구입·개발과 관련한 방위력 개선비의 증가 속도는 더욱 빠르다.
국방부는 앞으로 5년 동안 방위력 개선비로 94조1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방위력 개선비의 연 평균 증가율은 10.8%로 국방비 전체 증가율보다 3.3%포인트 가량 높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국방비에서 방위력 개선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2.9%에서 2023년 36.5%까지 높아진다. 그만큼 무기 구입과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
한화는 애초 사업부문이 크게 화약, 방산, 기계, 무역 등 4개로 나뉘어 있었는데 2018년 10월 화약부문과 방산부문을 통합한 뒤 옥 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옥 사장은 한화 자체 방산사업의 확대뿐 아니라 다른 방산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의 자체 방산사업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방산사업을 2025년까지 12조 원 규모로 확대해 세계 10위권의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는 현재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4곳인데 옥 사장은 방산 계열사 4곳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사장 직급을 달고 있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 보인다.
옥 사장이 앞으로 한화그룹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는 한화그룹의 외부인재 영입 기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옥 사장은 한화그룹 안에서 순혈주의를 깨고 있는 대표적 인사로 꼽힌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으로 2016년 한화케미칼 사장으로 한화그룹에 영입됐다. 한화케미칼로 영입된 뒤 한화건설을 거쳐 2017년 말 한화그룹의 모태사업으로 볼 수 있는 한화 화약부문 대표에 선임됐는데 2018년 말 인사에서 화약방산부문 통합대표를 맡으면서 역할이 더 확대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과감하게 외부 핵심인력을 영입해 성장의 돌파구를 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외부인재 영입 기조를 더욱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옥 사장이 한화그룹 방산사업 확대 과정에서 확실한 성과를 낸다면 그룹 차원에서 외부인재 영입 기조가 강화되는 데 더욱 탄력이 붙을 수도 있는 셈이다.
옥 사장은 현재 한화그룹에 있는 사장 8명 가운데 유일하게 처음부터 사장 직급으로 영입된 인물인 만큼 앞으로 어디까지 승진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옥 사장은 10일 한화 보통주 1억2천만 원 어치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다. 1주당 3만500원씩 4010주를 샀는데 이번 주식 매입으로 옥 사장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 주식 수는 6050주로 늘어났다.
한화 관계자는 “옥 사장뿐 아니라 다른 임원들도 계속해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며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