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해 ‘미투’ 운동에 불을 지핀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유죄판결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위안을 받기 바란다는 뜻을 내놓았다.
서 검사는 24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관을 열고 “안태근 전 검사장의 유죄 판결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 판결이 가해자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고 고통 받는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위안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와 관련한 추행 사실을 덮기 위해 인사 불이익을 줬다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서 검사는 “검사가 진실과 정의를 얘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을 믿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의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 피해자’ 지위를 인정받아 검찰의 수사기록을 열람해 복사했다.
서 검사는 “수사기록을 보며 조직을 향한 충성심이 너무 강해서인지 출세욕구가 너무 강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검사가 명백한 허위 진술을 아무렇지 않게 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편향된 진술 때문에 재판부가 진실을 밝히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고 가해자가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미투는 피해자를 특별대우해 달라는 것이 아니고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며 “미투의 성공은 검찰의 개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