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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종합화학 등 한화그룹에 매각되는 4개 계열사 노조가 1월21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서 매각철회를 요구하는 상경집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
삼성그룹의 4개 계열회사 매각이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에 발목이 잡혀있다.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지분 인수를 3일로 예고했으나 직원들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직원들의 반발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핵심은 위로금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기업의 직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위로금 1천만 원+기본급 4개월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2천만~2천500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종합화학 노조관계자는 “과거에 비교할 때 회사가 제시한 위로금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수용 가능하다고 보는 위로금 기준은 2013년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코닝에 매각됐을 때 지급된 잔류위로금이다.
당시 삼성코닝정밀소재 노동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5억 원 대 위로금을 요구했다가 최종적으로 4천만 원+기본급 10개월분에 합의했다. 1인당 6천만 원 수준이었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이동하는 인력은 4개 계열사를 모두 합해 7300여 명 안팎이다.
이들에게 1인당 6천만 원의 위로금을 적용할 경우 총 위로금 규모는 4400억 원 수준이다. 매각대금 1조9천억 원의 20%를 웃돈다. 삼성그룹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삼성코닐정밀소재를 매각할 때 지급했던 위로금 수준을 이번 4개 계열사 직원들이 수용하지 않고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계열사 전환배치가 가능해 잔류하는 인원들에 대해서만 잔류위로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번에 무조건 한화그룹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위로금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삼성코닝정밀소재 노동자의 경우 잔류하지 않는 경우 1~5지망까지 삼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동변경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 경우 4~5지망 계열사로 배정됐거나 1~3지망이라도 원하지 않는 지역으로 배정된 경우 3개월 내에 코닝으로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상당히 배려했다.
삼성그룹은 이번에 계열사 전환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한화그룹으로 이동한 4개 계열사 직원에 대해 3년 동안 인력을 빼오지 않겠다는 ‘인력유인 금지 조항’을 조건에 포함했다.
사실상 한화그룹으로 이동한 임직원들이 다시 삼성그룹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2011년 삼성그룹은 아이마켓코리아(IMK)를 인터파크에 넘기면서 직원들에게 22개월분 급여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약 1억 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삼성물산이 2007년 애경그룹에 삼성플라자를 매각할 때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54개월분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했다. 당시 8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의 위로금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2005년 비데사업부인 노비타를 매각할 때 상여금의 1300~1500%를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