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2019-01-21 11: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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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총수에 오르자마자 한국타이어 출신 김형남 전 부사장, 베인앤컴퍼니코리아 홍범식 전 대표를 영입했다. 외부 인재 수혈에 소극적이란 평가를 받아온 LG그룹에도 젊은 총수 시대를 맞아 변화의 새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삼성그룹 출신 박근희 부회장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신세계에서 오랫동안 해외 브랜드사업을 맡아온 정준호 사업본부장을 롯데GFR 대표로 각각 영입했다.
기업에 필요하기만 하다면 인재를 선택하는 데 ‘적과 동침’도 주저하지 않은 셈이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순혈주의 전통이 빠르게 깨지고 있다. 혼종성이야 말로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으며 그 핵심은 ‘사람’에 있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의 새 책 ‘사장의 원칙’(21세기북스)은 4차산업혁명 전환기에 선 기업 경영자들이 꼭 되새겨봐야 할 인재경영 지침서다.
“혁신은 얼마나 훌륭한 사람들이 많은지, 경영진이 그들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는지에 달려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들려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잡스는 IBM이 매킨토시 개발을 위해 애플이 들인 돈보다 100배나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혁신을 이루지 못한 원인을 인재경영의 실패에서 찾았다.
‘인재를 얻는 자만이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뛰어난 인재를 찾아 영입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들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더욱 더 어렵다. 대학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를 수년 째 지키고 있는 CJ그룹조차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 관문을 통과한 신입사원 가운데 30% 이상이 입사 후 몇 년도 안 가 이탈자가 속출한다고 한다.
크든 작든 수많은 경영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민이다. 다른 회사보다 더 많은 연봉을 주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해준다고 해서 경영자들의 고민이 끝날까? 회사 안에 커피를 타주는 억대 로봇을 들여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까?
저자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꾸준한 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의 원천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CEO가 갖춰야 할 최고의 경쟁력 역시 최고의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뛰어난 인재를 뽑아 창의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영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저자는 책에서 최고 경영자가 따라야 할 인재경영의 원칙을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P&G 등 글로벌 기업들의 수많은 성공과 실패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오직 A급 인재만 채용하라. 휴가는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떠나라. 연말 평가는 하지 않는다.”
▲ '사장의 원칙'(신현만 저, 21세기북스)
이 책에서 넷플릭스의 인재관리 원칙은 위의 한 마디로 요약된다. 넷플릭스는 아마존과 함께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넷플릭스가 시가총액 1660억 달러를 넘어 디즈니를 위협할 정도로 초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최고의 인재를 채용해 자율성과 최고의 보상을 해주되 성과에 책임을 지도록 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A급 인재들을 뽑을 수 있을까? 구글과 아마존의 사례가 좋은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책을 보면 구글은 직원 채용을 위해 시간과 비용 투입을 아끼지 않는데 구글은 직원이 5만여 명 수준인 현재 인사 채용 담당자가 25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고경영자는 주 5일 중 하루를 직원을 채용하는 데 할애하고 직원 채용공고와 절차를 거쳐 한 명을 뽑는데 최대 500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 직원이 54만 명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면접절차를 통해 직원 역량을 평균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힘쓰고 있다고 한다.
책은 좋은 인재의 조건부터 채용 시스템, 관리, 보상 등 인재경영을 위한 구체적 해법을 글로벌 기업의 풍부한 사례와 함께 담았다.
특히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최신 트렌드와 정보가 반영돼 있어 글로벌 현장의 흐름을 일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은 물론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인재관리에 필요한 통찰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최고의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원하고 어떻게 적응하고 성과를 내기를 원하는 지를 담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이나 직장인들의 필독서로 추천할 만하다.
저자는 한국 최대 헤드헌팅 회사인 커리어케어를 이끄는 경영자로 한겨레 기자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대기업 고위 임원급을 대상으로 경영리더십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왜 출근 하는가’ ‘사장의 생각’ 등 경영과 리더십, 자기계발 분야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냈다. 새 책은 앞서 나온 '사장의 생각'과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