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두산 전무가 면세점사업에서 흑자기조를 다진다.
박 전무는 두산그룹 오너 4세인데 면세점사업이 경영능력의 시험대로 여겨진다. 두산은 2018년에 면세점사업에서 사상 첫 연간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박 전무의 공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두산은 2018년에 면세점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고 20일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내부 결산을 진행하고 있어 구체적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면서도 "면세점사업에서 연간 흑자를 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두산이 면세점사업에서 2018년에 매출 5987억 원, 영업이익 35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두산은 2016년 시내면세점을 개장한 이래 3년 만에 흑자를 거두게 된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3년 안에 흑자를 냈느냐로 사업의 안착 여부를 가늠한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두산 면세점사업도 마침내 안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전무가 두산의 면세점사업으로 경영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전무는 두산의 면세점사업을 처음부터 진두지휘해왔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이던 2015년부터 면세점사업 진출을 이끌어왔는데 아들인 박 전무가 두산 면세점사업부문 유통전략담당에 선임되면서 아버지의 뒤를 받쳤다.
박 전무는 두타면세점의 브랜드 전략 총괄부터 광고와 홍보,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박 전무가 두산 전무에 선임되던 당시 “면세점사업은 유통과 마케팅이 중요하기 때문에 광고회사 임원인 박 전무가 전임자로 평가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행착오가 여러 번 거듭되면서 박 전무의 경영능력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박 전무는 면세점사업을 진행하던 초기에 ‘심야면세점’ 콘셉트로 한국 화장품과 패션, 잡화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당시로서는 다소 파격적 운영을 도입했다.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새벽영업은 내부 반발이 컸을 뿐 아니라 실적에도 큰 보탬이 되지 않았고 면세점사업의 적자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들어 면세점사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박 전무도 입지도 한층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 전무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2018년 면세점업계의 사상 최대 매출을 이끈 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2019년에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에 따른 온라인 규제와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 강도, 국내 면세점사업자의 경쟁 심화 등 변수가 많다”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월부터 중국 보따리상 등을 대상으로 규제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 법안 때문에 중국 보따리상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이렇게 되면 박 전무가 애써 성공한 두산 면세점사업의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