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보 자질 논란에 회원사가 회장 후보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의혹까지 나와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저축은행중앙회 로고.
16일 저축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지난번에는 유력 후보가 있었는데 사뭇 다른 양상이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면접 대상자 3명 모두를 최종후보로 등록했다.
역대 최다인 7명의 신청자가 몰린 이번 선거에서 최종후보로 추려진 세 후보는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한이헌 전 국회의원,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이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보통 후보 면접을 거쳐 단독후보가 최종후보에 올랐지만 이번만큼은 복수 후보가 최종후보에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경쟁이 치열해 복수 후보가 최종후보에 올랐다”며 “14번에 걸친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 복수 후보가 최종후보에 오른 적은 이전에 단 한 번 있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를 두고 후보자 사이에 경쟁이 심해지면서 선거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저축은행중앙회지부는 15일 성명서를 내고 “독단적 경영과 도덕적 흠결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된 일부 후보는 스스로 사퇴하거나 회추위가 철저히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며 특정 후보의 사퇴를 압박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저축은행중앙회지부는 16일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인 저축은행들이 회장 선출을 담보로 후보들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노조는 회원사들이 ‘회원사가 저축은행중앙회 인사에 관여하고 임직원들의 연봉을 삭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각서를 후보들에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79개 회원사의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후보들이 당선되기 위해서 회원사의 지지가 필요하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저축은행중앙회지부는 회원사들이 이런 후보들의 약점을 이용해 저축은행중앙회장의 고유 권한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번 선거를 두고 유독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혼란의 원인을 후보들의 비방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상대 후보에 불리한 정보를 담은 투서나 제보가 이어진 탓이라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 업계의 위상이 올라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도 “선거와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볼 때 후보들이 당선을 위해 상대 후보에 관한 불리한 제보나 투서를 선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단체에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