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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인맥 넓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의 사업에 중국 비중이 높은 만큼 꾸준히 중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3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달 개막하는 ‘제13차 보아오포럼’에 참석한다. 보아오포럼은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보아오(博鰲)에서 열리는데 이번 포럼은 다음달 8일 개막해 1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포럼에 리커창(克强) 중국 총리를 비롯해 중국 정·재계 거물들과 아시아 유명 인사들, 국제기구 대표 등 2천여 명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은 포럼에 참석해 국제무대에서 자신을 비롯해 삼성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비공식 회담 등을 통해 사업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보아오포럼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열린 제12차 보아오포럼에 처음 이사 자격으로 참가했다. 유일한 한국인 이사였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2년을 끝으로 임기를 마친 뒤 후임으로 이 부회장을 추천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포럼에서 “최 회장님이 특별히 부탁하신 만큼 3년의 임기 동안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중국에 많은 공을 들였다. 미국과 유럽시장 성장이 정체기를 맞은 반면 중국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중국 고위 관료들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한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중국 관료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부회장의 중국 정계 인맥은 상당히 넓다. 이 부회장은 2010년 2월과 10월 두 차례 시진핑 국가주석(당시 부주석)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 쑤저우 LCD 공장 설립을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2인자인 리커창 총리(당시 부총리)와 면담에서 삼성그룹이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계획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먀오웨이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장(장관)을 잇달아 만났다. 이 부회장은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왕양 부총리와 면담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포럼에서도 시진핑 주석과 만날지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은 관례적으로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포럼에서 시진핑 주석과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부터 관리들까지 우리(삼성)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 놀랐다”며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시진핑 주석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까닭은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이 오는 5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가 해외에 건설한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이자 역대 최대 규모인 70억 달러가 투자됐다. 특히 시안이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두 사람 모두 이번에 만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 중 하나다.
보아오포럼은 지역경제협력을 위한 아시아만의 새로운 포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2002년 탄생했다. 중국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포럼을 13년째 이끌어오고 있다. 출범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보아오포럼을 두고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포럼으로 성장했다.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G2’ 국가로 급성장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럼에 참석하는 유명 인사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2011년 포럼에 참석했다. 지난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참석해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